20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6명을 불구속 입건하기로 했다.

   
▲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현장/뉴시스

경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리조트 사업본부장 김모(56)씨와 시설팀장 이모(52)씨, S종합건설 현장소장 서모(51)씨, E강재 회장 임모(54)씨와 현장소장 이모(39)씨, B건축사 대표 이모(43)씨 6명에 대해 업무상과 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리조트 총지배인 박모(50)씨와 G개발 대표 박모(48)씨, E강재 시공반장 윤모(42)씨, Q엔지니어링 소장 장모(42)씨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고 리조트 전 사업본부장 이모(55)씨와 건축기술자 태모(54)씨, 경주시 문화관광과 직원 이모(42)씨 등 12명을 건축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경주경찰서에서 열린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에서 "이번 사고는 당시 경주와 울산 지역에 내린 눈으로 체육관 지붕이 1㎡당 114㎏의 적설 중량을 받은 것이 일차적인 원인이 됐다"며 "부실자재 사용과 부실시공, 제설작업 미실시 등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B건축사 대표 이씨는 체육관 설계 과정에서 건축기술사의 협력을 받아야 함에도 임의로 설계도면을 변경해 주기둥의 하단부 규격을 당초 468㎜에서 450㎜로, 앵커볼트 모양을 L자형에서 I자형으로, 보조기둥 베이스플레이트 볼트를 4개에서 2개로 축소했다.

또 지붕 글래스울(유리섬유) 패널과 퍼린(중도리)의 스크류볼트 결합 간격 등을 설계도면에 기재하지 않았고 감리 과정에서 강구조물 자재 검수를 하지 않아 부실자재가 사용되는 것을 방치하고 몰타르 시공 등 주요공정에 대한 확인을 하지 않는 등 감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체육관 시공을 맡은 S종합건설 대표 박씨는 체육관 공사비의 5%(2200만원)를 받는 조건으로 현장소장인 서씨에게 면허를 대여했고 서씨는 체육관 건물을 시공하면서 하청업체인 E강재가 강도가 떨어지는 부실자재를 사용하는 등 부실시공에 대한 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드러났다.

S종합건설로부터 패널공사를 하청받은 G개발 대표 박씨는 지붕 패널 접합 부위를 부실하게 시공했고 E강재 회장 겸 실질적인 경영자인 임씨는 건축구조기술사 장씨에게 월 250만원을 지불하는 조건으로 명의를 빌려 구조계산서와 구조안전확인서를 임의로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E강재 현장소장 이씨는 주기둥 및 주기둥보의 자재를 설계도면 상에 기재된 자재가 아닌 강도가 떨어지는 자재를 사용했고 E강재에서 강구조물 시공을 하청받은 시공반장 윤씨는 주기둥과 보조기둥과 바닥 사이에 고강도 무수축 몰탈 대신 강도가 떨어지는 시멘트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체육간 인허가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도 있었다. 리조트 사업개발팀장 오모(46)씨는 지난 2009년 5월 체육관 건축 허가 신청 과정에서 경북도지사의 사전 승인을 받지 못해 다시 승인을 받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이유로 N엔지니어링 대표 박모(48)씨에게 건축허가 관련서류를 변조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박씨는 경주시청에 보관 중인 '양남관광지 조성계획 시설지구별 결정 조서'를 무단으로 반출받아 체육관 연면적을 기재한 새로운 문서를 끼워넣는 수법으로 공문서를 변조해 리조트 측이 체육관 건축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리조트 측이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고 사고 당시 리조트 측의 내부 문건에도 누적 적설량이 145㎝로 기록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리조트 측은 사고 전 계열사 직원 280명을 지원받아 진입도로와 골프장에 대해서만 제설작업을 하고 체육관 지붕에 쌓인 눈은 치우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불법으로 건설업 등록을 하고 건설업 면허를 대여한 S종합건설과 건설구조기술사 명의를 대여한 기술자 7명, 재해 관련 공문을 제때 처리하지 않는 경상북도 공무원 1명에 대해서도 해당 기관에 통보 조치할 예정이다.

또 체육관 건설허가 과정에서 공문서가 무단 방출되고 서류가 변조되는 등 불법행위가 이뤄진 점을 미뤄 리조트의 관광지 조성 과정에서의 인허가 단계에서도 불법행위가 있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 부분에 대해서도 별도로 수사할 예정이다.

배봉길(경북지방경찰청 차장) 수사본부장은 "이번 사고가 총체적 부실에서 비롯된 참사임이 규명됐다.다시 한 번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의 명복과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월17일 오후 9시5분께 경북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이 붕괴돼 이 곳에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하던 부산외대 학생 등 10명이 숨지고 204명이 다쳤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