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는 정파지지로 대선 도전해도 국가지도자는 국민통합해야"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더불어민주당의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이 참가한 TV토론회에서도 안희정 지사가 주창한 대연정이 단연 화두였다.

문 전 대표를 비롯한 다른 후보들은 일제히 안 지사의 대연정 주장을 비판하는 데 열을 올렸고,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와 대연정 토론으로 진검승부를 펼쳤다.

이날 안 지사는 문 전 대표가 당이 위기일 때 영입해 지난 4.13총선에서 대승을 이끈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가 결국 탈당한 것을 거론, “김 전 대표를 모셨던 분이 대연정에 야박하게 하시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며 “당내 통합에도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는데 분열된 대한민국을 통합으로 이끌겠냐”고 공격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김 전 대표를 모신 것은 경제민주화를 함께하려한 것이라며 안 지사가 주장하는 대연정은 의회다수파가 돼야한다는 것 외에 다른 가치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안 지사는 “후보는 정파 지지로 대선에 도전하지만 국가지도가가 되려면 국민을 통합하는 리더십이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존중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요체”라고 맞섰다.

이날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공중파 3사와 YTN·OBS 등 방송 5개사가 주최한 민주당 대선주자 합동 토론회에서 안 지사는 발언의 기회가 돌아오자 “대통령이 파면되는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적폐를 청산하고, 국가개혁을 완수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수단이 있어야 한다. 국회가 개혁입법을 처리할 때마다 국민들에게 촛불을 들어달라 할 수 없다. 대연정만이 국민통합과 국가개혁을 위한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안 지사는 이어 “실제로 지난 2월 국회에서도 개혁입법을 통과시키지 못했다”면서 “이대로라면 우리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현재 의회에서는 개혁입법을 통과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전 대표를 향해 “보수정당과는 연정이 불가능하다며 소연정을 주장하시는데 국민의당도 문 후보와 손을 안잡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개혁입법과 적폐청산을 할 다른 복안이 있냐”고 되물었다. 

   
▲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9대 대통령선거후보자 공명 경선 선언식'에서 문재인 전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문 전 대표는 “적폐청산과 사회 대개혁은 국민의 힘으로 이뤄진다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탄핵시킨 촛불의 힘을 거론했다. 그는 “대통령이 다수 국회의원과 함께해야만 개혁과 적폐청산 가능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지지를 받고 동의를 받으면서 함께 나간다면 저는 야당들도 거기에 대해 저항하거나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가지도자로서 야당을 설득하기보다 광장에 모인 국민의 힘으로 야당이 따라오도록 하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면서 “대연정은 소연정으로 다수파를 이룰 수 없을 때 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의회 구조상 야당끼리만으로 힘을 모아도 다수당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안 지사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180석 이상이 아니면 개혁입법을 이뤄낼 수가 없다”고 지적하고, “그런 점에서 180석 이상의 의회 다수파를 형성해서 그 다수파와 다음 정부를 제대로 이끌자는 제안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는 다시 맞섰다. “저는 정치인끼리 모이는 것이 통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운을 뗀 그는 “국민을 편가르지 않는 나라. 어떤 국민도 지역도 차별받는 일 없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가 되는 것이 국민통합”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차별을 없애고, 남녀의 차별을 없애는 것이 국민통합이다.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할 때 국민통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대연정은 우리 민주당의 당론이 아니지 않나. 대다수 우리 당 의원들이나 당원들 지지자들이 반대하는 공약을 내걸고 정당정치를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 아니냐”고 안 후보를 공격했다.

안 지사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연정은 내각 구성에 있어서 대통령의 인사권을 의회와 논의하겠다는 것이어서 당선자 입장에서 당에 제안할 수 있다. 국민 70% 이상이 대연정에 동의하과 있고,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민도 동의한 것이므로 정당정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안 지사는 이어 “문 후보는 이제 또 야권통합을 위해 소연정을 주장하시지만 지금은 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계신 박지원 대표, 안철수 전 대표와 통합하는데 실패하셨다. 그리고 이번에는 어렵게 모시고 와서 지난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던 김종인 전 대표도 당을 나가셨다”며 일일이 열거하며, “이런데도 대연정에 대해 야박하게 하시는 것이 이해 안된다”고 지적했다.

“당내 통합에도 리더십을 발휘 못했는데 분열된 대한민국을 어떻게 통합으로 이끌겠나”고 재차 지적하자, 문 전 대표는 “김종인 전 대표를 모신 것은 경제민주화의 가치를 함께했던 것”이라며 “소연정을 주장하신다면 충분히 공감하겠는데 자유한국당까지 포함하는 대연정은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고 했다.

안 지사는 “대통령은 국가를 통합하는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정파 지지를 받아 후보로 나섰더라도 국가지도자가 되려면 국민을 통합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정미 헌법재판관의 지난 탄핵심판 선고문에도 적시돼 있듯 우리가 사랑하는 민주주의의 요체는 자신의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의견도 존중하는 것이다. 저는 지도자는 이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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