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화 부총재 "한은 기계적으로 금리 올리지 않을 것"
[미디어펜=백지현 기자]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욱 좁혀졌다./사진=연합뉴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의 통화정책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5일(현시지간) 0.50~0.75%인 기준금리를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연 1.25%)와의 차이는 불과 0.25~0.5%포인트 차이다.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향후 금리인상은 3% 수준에 이를 때까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면서 “물가가 연준의 중기목표인 2%에 근접했으며 노동시장이 지속적으로 튼실하고 경제활동 역시 완만한 속도로 지속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 위원들은 이날 향후 금리 인상을 전망한 ‘점도표(dot plot)’를 통해 올해 추가로 2차례, 내년엔 3차례, 2019년에도 3차례 각각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금융대책반회의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미국이 금리를 올렸다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기계적으로 올리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연준의 금리 인상은 충분히 예견됐다”면서도 “(미국의 금리인상은) 중요한 참고지표의 하나일 뿐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상황을 보고 금리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 부총재는 “연내 2회 금리인상이 6월이냐, 9월이냐에 따른 불확실성과 미국의 인금상승률, 재정정책 등에 따라 새로운 시그널이 나올 수 있어 늘 긴장감을 느끼고 정책기조 변화를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해 말부터 이미 예고돼 왔던 만큼 시장금리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따라서 현재 1.25% 기준금리를 당분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금리를 인상하면 당장 시중은행의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1334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문제와 한계기업의 부실화돼 우리경제에 미치는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그렇다고 한은이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금리를 인하할 경우 미국 연방기금금리와 역전현상이 앞당겨져 그동안 국내로 유입된 자금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한은은 다음달 13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