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미 연준이 FOMC를 개최해 기준금리 인상을 전격 단행한 것에 대해 국내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점진적 인상’ 스탠스를 취하며 속도조절을 한 것에 대해 증권업계는 우리 증시 호재로 판단하고 환영하는 기색인 반면, 금감원 등 당국은 부담스러운 기색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했다. 이로써 기존 0.50∼0.75%였던 미국 기준금리는 3개월 만에 0.75∼1.00%로 0.25%p 올라갔다. 금리인상은 이미 시장 안팎에서 충분히 예견된 사건이었다. 고용‧물가 등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온 상황에서 재닛 옐런 의장 등 주요 인사들의 발언이 여러 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하고 있었다.

   
▲ 미 FOMC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16일 진웅섭 금감원장(사진 왼쪽)이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금융감독원


따라서 3월 FOMC에 대해서는 금리 인상 자체보다 인상과 함께 발표되는 FOMC의 ‘입장’에 더 많은 시선이 쏠렸다. FOMC가 현재의 경제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연내 몇 번의 추가인상이 있을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FOMC에서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를 웃돌아도 점진적 금리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로써 ‘연 4회 연상’ 전망까지 나왔던 미국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연 3회 인상’ 시나리오가 우세해진 형국이다.

‘올리되 천천히 올린다’는 미국의 입장에 대해 국내 업계‧당국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우선 증권업계는 ‘점진적’ 인상에 대해 환영하는 기색이다. 나중혁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매파(긴축선호) 성향 강화를 시사한 게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시장에 호의적 이벤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 가지 변수는 FOMC의 멤버 변화다. 권희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위원은 “4월에 사임하는 대니얼 타룰로 이사의 후임과 공석인 2명의 이사가 새로 선임되면 FOMC에 매파 성향의 이사가 3명 늘어난다”면서 “옐런 의장의 임기도 올해까지여서 여름쯤에는 후임 의장이 지명될 텐데 보다 공격적인 통화정책 방향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경빈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이번 금리인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하반기 경기와 물가의 하방압력이 커질 경우 인하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금융당국은 보다 심각한 표정으로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16일 서울 영등포구 본원에서 시장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 자리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속화될 경우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가계부채, 외국인 자금유출, 금융회사의 외화 유동성 등 주요 위험부문에 부정적인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경각심을 높여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투자업계와 당국 모두 FOMC의 금리인상 ‘속도’에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너무 빠른 변화가 한 번에 찾아올 경우 가중될 부담을 고려했을 때, 이번 FOMC는 속도조절을 시사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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