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17일 현대차그룹, LG그룹, 효성그룹 등 12월 결산 상장사 178곳이 동시에 주주총회를 열면서 올해 '슈퍼 주총 데이' 본격 개막했다.

올해 주총의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이 최대 화두로, 대표이사 교체 등 큰 변화는 감지되지 많지만 상당수 기업이 총수를 등기이사로 재선임했다.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17일 주요 그룹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17일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정몽구 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정 회장은 이번 재선임으로 향후 3년간 회장직을 이어간다.

아울러 현대차는 대전고등법원장 출신의 최은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변호사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새롭게 선임했다.

정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4명의 사내이사와 5명의 사외이사 등 9명의 현대차 이사들의 보수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150억원으로 확정됐다.

특히 이날 현대차 주총에서는 2008년과 2011년 정 회장의 이사 재선임에 반대했던 국민연금이 어떤 의견을 보일지에 이목이 쏠렸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정 회장의 배임·횡령 전력 등을 문제 삼아 사내이사 연임 안에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지만 사내이사 선임 안건은 결국 승인됐다. 

현대모비스도 이날 오전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임기 3년의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2002년부터 사내이사직을 계속 연임해온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차·기아차·현대제철의 등기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또 이병주 전 공정위 상임위원, 이태운 전 서울법원장을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사외이사 5명 등 이사 9명의 보수 한도는 작년과 동일한 100억원으로 동결했다. 

LG전자도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정관 개정과 이사 선임, 재무제표·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모두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총회 결과에 따라 정관 상 이사의 정원은 최대 9인에서 7인으로 변경된다. 그간 3명의 사업본부장이 각자 대표체제를 맡으며 이사회에 참여해왔으나 지난해 말 조성진 부회장 중심의 CEO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이사회의 정원도 줄이기로 한 것이다. 

이로써 LG전자는 조성진 부회장 단독 CEO(최고경영자) 체제를 강화했다. 조 부회장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구본준 ㈜LG 부회장에 이어 신임 의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 지난달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몬주익 산 호르디 클럽에서 열린 LG G6 공개 행사 당시 LG전자 CEO 조성진 부회장(왼쪽)이 MC사업본부장 조준호 사장을 소개한 뒤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상법상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의 과반수가 되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조준호 MC(Mobile Communications)사업본부장은 이사진에서 빠졌다. 조준호 사장은 손을 떼고 MC 사업 턴어라운드를 위해 집중할 전망이다.

아울러 LG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구 부회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정도현 LG전자 대표이사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사외이사로는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를 신규 선임했다.

LG화학도 이날 주총을 열어 정호영 CFO(최고재무책임자) 사장을 사내이사로, 김세진 한국펀드평가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정동민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아울러 보통주 5000원, 우선주 5050원으로 하는 재무제표를 승인했다.

효성은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김규영 효성 사장(산업자재PG 최고기술책임자,CTO)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또 사외이사로 김상희, 한민구, 손병두, 이병주, 박태호 이사 등 5명이 연임하는 안에 대해서도 승인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김상희, 한민구, 이병주 위원이 선임됐다. 이사의 보수한도를 기존 1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인상하는 안도 통과됐다. 

효성은 주총에서 지난 1월 승진한 조현준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할지 관심이 쏠렸지만, 당분간 조석래 회장과 이상운 부회장의 2인 대표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같은 날 주총을 개최하는 ㈜LS와 LS전선, E1은 각각 총수인 구자열 ㈜LS 회장, 구자균 LS전선 회장, 구자용 ㈜E1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한편 한 주 뒤인 24일에는 삼성그룹, SK그룹 계열사를 포함해 928개사가 동시에 주총을 연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처음 열리는 삼성전자의 주총에 가장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 주총에서는 지난해 11월 공식화한 지주회사 전환 검토를 포함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관한 주주들의 질의와 회사의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