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오는 21일로 예정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서울중앙지검 조사실까지 검찰과 경호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전두환·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역대 4번째이나, 서울중앙지검으로의 출석은 최초인 관계로 조사 장소인 청사 안팎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검찰은 이미 박 전 대통령 측 경호팀과 안전 문제 협의에 들어갔으며, 중앙지검 관계자들은 청사 주·부출입구 보안을 비롯해 박 전 대통령의 동선상에 있는 시설물 안전 점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당일 오전 9시경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향해 삼성동 자택을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 수단은 청와대에서 제공하는 경호 차량이 유력하다.

박 전 대통령이 자택을 떠나서 청사로 진입할 때까지 모두 TV로 생중계된다.

청사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출입문 앞 노란색 테이프로 표시된 포토라인에 서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는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이 어떤 말을 할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앞서 포토라인에 섰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면목없는 일"이라고 했고, 지난 1995년 12월 출석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 역시 "국민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청사로 들어간 박 전 대통령은 조사실 입장에 앞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급)이나 노승권 중앙지검 1차장(검사장급)과 간단한 '티타임'을 가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조사실 피의자석에 앉아 본격적인 조사를 받게 되는 시간은 오전 10시 전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선고에서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를 떠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에 도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검찰은 박 전 대통령 조사에 주임 검사인 한웅재 형사8부장과 뇌물 수사를 전담하는 이원석 특수1부장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 박 전 대통령이 조사 받을 조사실은 정해지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두세 군데 보고 있는데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여기저기 좀 봐야 할 거 같다"며 조사실 선정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검찰은 조사실 구조를 감안해 청사 7층의 영상·녹음 장비, 폐쇄회로(CC)TV 등이 구비된 형사8부 영상녹화조사실과 10층 특수1부 검사실 옆 조사실을 검토하고 있다.

21일 검찰의 박 전 대통령 소환조사는 오전 10시경 시작해 당일 밤늦게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은 17시간, 노무현 전 대통령은 13시간가량 조사받았던 전례를 감안하면 박 전 대통령은 최소 12~15시간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에게 연루된 혐의는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13개다.

검찰은 이와 관련 박 전 대통령이 조사실 밖 복도의 화장실을 이용할 때 다른 검사나 수사관과 마주치지 않도록 동선을 배려할 방침이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