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보수단일화-연정 다르지 않아" 南 "당론 무시…한국당과 안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바른정당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당내 경선에서 처음 가진 권역별 토론회에서 각자가 내세운 보수단일화론과 연정론을 두고 명분 대결을 벌였다.

유승민 의원은 보수단일화의 대상과 말바꾸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고, 남경필 지사는 정치인들의 권력다툼과 당선 후 말 바꾸기 행태를 청산할 해법이 연정이라는 지론을 폈다.

광주MBC가 전날(18일) 두 후보를 초청해 녹화, 19일 오전 방송한 토론에서 남 지사가 먼저 출마의 변을 통해 "제 도청 비서실에는 호남출신 비서관이 절반을 넘는다. 저는 이렇게 늘 화합하고 소통해 왔다"며 "정치인이 욕먹는 건 약속을 안 지키고 말을 바꾸기 때문인데 약속을 지키겠다. 해본 것만 국민들께 말씀드리고, 국민들을 하나로 통합해 묶는 연정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새로운 보수'를 표방하면서 "기존의 낡은, 부패한, 기득권에 집착하는 보수를 완전히 버리고 새롭게 시작한다"며 "저 유승민이 유일한 희망으로 대선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 바른정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유승민 의원이 당내에서 첫 실시된 권역별(호남권) 토론회에서 열띤 논쟁을 벌였다. 호남권 토론은 18일 광주MBC에서 녹화해 19일 오전 방영됐다./사진=광주MBC 방송화면 캡처


남 지사는 최순실 국정개입의 원인을 권력 집중이라고 진단, "대통령과 국회가 서로 선출돼 협업·협치·연정하는 제도, 그래서 대한민국이 해야 할 국방·안보·통일·경제·노동을 30년(미래)을 놓고 개혁할 수 있는 일관성 있는 정책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경기도 연정을 본딴 '협치형 대통령제'라고 거론했으며, 대통령이 된다면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치는 것을 목표로 개헌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분권형 개헌의 당위성을 내세우면서, 유 의원에게 "보수단일화는 (당론으로) 더 이상 얘기 안 하기로 한 것 아니냐"며 "당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고 공세를 펴기도 했다.

유 의원은 "보수단일화는 국민의당과 자유한국당이 개혁을 하고 나면 양쪽에 다 열려있는 것"이라며 "남 지사의 연정론과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반박했다.

한국당과 국민의당과의 연대 가부를 놓고 말바꾸기를 했다는 남 지사의 지적에도 "제가 설 연휴 직후부터 보수단일화를 얘기한 건 양쪽에 다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방어전에 나섰다.

다만 한국당에 대해 "헌재 결정에 불복하는 후보가 되거나 진박들이 미는 후보가 되면 안 된다"고, 국민의당의 경우 "(사드 배치 등) 안보가 너무 다르면 연대를 못할 수도 있다"고 '새로운 보수'에 포함 되기 위한 전제조건을 달았다.

한국당을 '국정농단 세력'으로 규정, 연대 대상으로 거론하는 것 자체를 비난하는 남 지사를 겨냥해 "한국당과 경기도 연정은 하고, 연정이든 후보단일화든 절대 안 된다고 하느냐"거나, "한국당과 정부 자리를 나누고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연정을 하겠다는 안희정 충남지사와는 또 연정을 같이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역공을 취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부패와의 절연'을 새로운 보수의 가치로 제시, "한국당 후보 중 부패 문제로 재판받으시는 분(홍준표 경남지사)이 출마하려 한다든지, 더불어민주당 후보 중 과거 재벌들에게 돈을 받아 감옥까지 살다 나온 사람(안희정 지사)이 후보로 나서는 건 새로운 보수 입장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남 지사는 "도의원으로 계신 분들은 (국정농단의) 피해자이고, 대상자가 아니기 때문에 연정은 계속 진행하자고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안 지사와의 연정 시사에 대해선 해명하지 않고, "작은 권력을 나눠 본 사람이 큰 권력도 나눈다. 소통하면서 정말 열심히 함께 해왔다"고 도정 경험을 거듭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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