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 김정은 정권에서 핵심 참모로 꼽히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과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해 북한 권력층 사이의 견제로 인한 반목과 갈등이 상당하다는 국가전략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국가정보원 산하 안보전략연은 19일 ‘최근 북한 핵심 권력층간 갈등 징후’ 자료를 내고 “최룡해가 과거 군 총정치국장이던 시절 황병서를 중심으로 하는 당 조직지도부 군사 담당 부부장 시절부터 쌓여온 견제 때문에 갈등이 늘 상존해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5년 11월 ‘혁명화’ 처벌을 받은 뒤 2개월만에 당비서로 복귀한 최룡해의 경우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 올랐으나 여전히 몸조심을 하고 있다는 게 연구원의 판단이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최룡해를 근로단체 총괄 직위에 머무르도록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황병서를 중심으로 하는 당 조직지도부가 김정은에게 “최룡해가 군부 내에서 자신의 인맥을 구축해 세력화할 조짐이 있다고 보고했던 일이 있었고, 이 때문에 최룡해가 해임된 적이 있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최룡해는 늘 황병서로 인해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복수의 기회를 노리고 있으며, 총정치국장이라는 자리가 군부내 정치·군사·보위 부문 장성들을 잘 묶으면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김정은에게 황병서의 위험성을 부각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간부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했다.

연구원은 최근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최룡해와 황병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도 갈등을 일으켜왔다고 설명했다. 

“최룡해가 당 조직지도부 검열위 등에 있는 측근들로 하여금 보위성 검열 등을 유도하다가 김원홍으로부터 원성을 샀던 일이 있고, 김원홍 해임에 최룡해가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김원홍이 보위성을 통해 군 관련사항에 개입하려 한 정황을 알게 된 황병서도 김원홍을 철저히 감시하라고 명령하는 등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했다.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이 두사람의 관계를 놓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이라는 말도 회자됐다”고 전해졌다. 

“김영철은 김원홍과 우호관계를 유지하면서 정찰총국장 부임 이후 외화벌이 조직 이관·흡수를 강행했고, 통전부장으로 부임한 뒤에는 보위성의 대남 공작업무까지 넘봤다”고 하니 권력 욕심이 큰 인물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김원홍은 김정은에게 우호관계이던 김영철의 불륜설과 김양건 비하 등 부적절한 언행을 수집해 보고한 일이 있고 이를 계기로 김영철이 혁명화 처벌을 받았다”고 한다. 

“김영철이 혁명화 처벌 뒤 살아남게 되자 ‘김원홍과 김영철 두사람 중 하나는 조만간 죽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북한 고위층 내부에 돌았다”고 하니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이 깊어질 대로 짚어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던 중 “김원홍이 해임되자 김영철은 과거 김원홍과의 우호적 관계를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와의 악연을 부각하는 한편, 황병서가 자신의 혁명화 처벌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황병서에 대해서도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북한 간부들은 서로를 견제하고 의심하고 배신하는 방법으로 김정은에 충성을 드러내고 그런 방식으로 권력층에서 멀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