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영원한 도전자 임창용 "여기가 끝일지는 아무도 몰라요"

 
아직도 임창용(38·삼성 라이온즈)의 가슴 속에는 못 다한 꿈이 남아 있는 것 같다.
 
7시즌 만에 국내 프로야구 복귀를 선택했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더 넓은 곳'을 향해 있다.
 
임창용은 27일 경북 경산볼파크 대강당에서 열린 삼성 복귀 기자회견에 참석해 올 시즌 목표와 각오 그리고 복귀 소감 등을 밝혔다.
 
   
▲ 임창용/뉴시스 자료사진
 
1995년 해태 타이거즈(KIA 타이거즈의 전신)를 통해 프로 무대를 밟은 후 올해로 데뷔 20년째를 맞은 임창용의 야구인생은 '도전'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을 만큼 항상 극적이었다.
 
2004년까지 프로야구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맹활약을 펼쳤던 임창용은 2005년 가을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고 3년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뚜렷한 하향세였다.
 
하지만 프로데뷔 13년차였던 2007년 말 임창용의 선택은 은퇴가 아닌 전진이었다.
 
"인생의 황금기는 한 번이 아니다"고 스스로를 다잡은 임창용은 프로야구에서 보다 훨씬 낮은 연봉을 받고도 일본프로야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도전은 멋지게 성공했다.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입단한 임창용은 일본프로야구 입성 첫해인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시즌동안 무려 128세이브를 수확했다.
 
일본팬들은 팀의 주전 마무리로 뒷문을 굳게 잠가주는 임창용에게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그러나 2012년 다시 한 번 팔꿈치 고장이 났다. 그해 7월 다시 팔꿈치에 칼을 댔고 결국 2012시즌을 마지막으로 야쿠르트를 떠났다. 36, 은퇴를 결정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나이였다.
 
하지만 임창용의 선택은 다시 '도전'이었다. 아쉽게 이루지 못했던 메이저리거에 다시 도전했다.
 
201212월 시카고 컵스와 2년간 최대 500만 달러(54억원)에 스플릿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진출한 임창용은 2013년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밟았다.
 
임창용은 그해 메이저리그 6경기에 등판,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40(5이닝 3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팀 리빌딩과 유망주 육성이 한창인 컵스에 임창용의 자리는 없었다. 2013시즌을 끝으로 방출된 임창용은 다시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재진입을 노렸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임창용은 낙담 대신 국내 복귀를 선택했다. 2007년 이후 7시즌 만에 다시 밟는 프로야구 무대다.
 
임창용은 복귀 기자회견에서 "삼성이 현역 생활 마지막 팀이 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고 답하며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평생을 '도전'으로 일관한 임창용이기에 내년 혹은 내후년 다시 꿈을 찾아 떠날 수도 있다는 추측이 가능한 대답이었다.
 
몸 상태와 구위에 대한 자신감도 컸다. 또한 "나이가 들어서도 구위를 유지할 수 있다면 계속 마운드에 서겠다""지금 몸상태를 유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이면 임창용은 한국 나이로 마흔 살이 된다. 운동선수로서 전성기는 한참 지났다고 봐도 무리가 없는 나이다. 사실 임창용이 프로야구 무대에서 완벽하게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도 멈추지 않는 임창용의 도전은 자체만으로도 값지다. 임창용의 국내 복귀가 더욱 반가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