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심려 끼쳐드려 죄송"
   
▲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씨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신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첫 정식 재판에 공동 피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경영권 분쟁 갈등 과정에서 경영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20일 나란히 법정에 섰다. 특히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씨도 몇십년 만에 언론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나타내 주목을 끌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의 첫 정식 재판을 가졌다. 또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서씨도 이날 모두 법정에 섰다. 롯데 총수 일가가 모두 법원에서 만난 것이다.

오후 1시50분경 법원에 가장 먼저 모습을 나타낸 사람은 서씨였다. 검은색 정장과 안경 등을 착용하며 차분한 모습을 나타낸 서씨는 언론에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입장했다. 

서 씨는 지난해 6월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시작되자 일본으로 출국, 검찰의 거듭된 소환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버티다 이날 열린 첫 공판기일에 맞춰 한국으로 돌아왔다.

서씨는 '미스 롯데' 출신으로 1970년대 하이틴 영화 등에 출연하며 연예인으로 활동하다 신 총괄회장의 여인이 되면서 연예계 활동을 접고 수 십년간 외부 활동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신 총괄회장이 자신의 일본롯데홀딩스 지분을 2005년부터 2010년 사이 서 씨와 딸 신유미 씨, 이미 구속된 맏딸 신영자 이사장에게 증여하면서 증여·양도세 등 세금을 전혀 내지 않은 혐의로 이들을 기소했다. 서 씨와 딸 신 씨의 탈세 규모는 각각 약 300억원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서 씨는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롯데시네마 매점을 불법 임대받아 770억원대 부당 이득을 챙긴 배임 혐의도 받고 있다. 

뒤이어 나타난 신동빈 회장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며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아무말도 없이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신 총괄회장은 재판이 시작된 이후 20분가량 지난 시각에 서초동 법원 청사에 도착했다. 

미리 준비된 휠체어를 타고 이동한 그는 혐의 인정 여부 등을 확인하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아무말 없이 들어갔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