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이념정체성 가장 중요…저는 신상품, 불의와 타협 안해"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 대권주자 김진태(재선·강원 춘천) 의원은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바른정당과의 연대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대선 땐 지게 작대기라도 필요하다'고 언급한 데 대해 "지게 작대기 하나 얻어오려다가 서까래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응수했다.

'서까래'가 의미하는 건 당의 이념정체성으로, 바른정당 김무성·유승민 의원은 정치 도의상은 물론 이념적으로도 함께 하기 어려우며 박지원 대표가 실세로 자리잡은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라는 주장을 폈다.

특히 홍준표 지사를 비롯한 선배 대권주자들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들'로 지칭, 이념정체성이 흐려지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헌법적 가치인 자유민주주의에 부합하기 위해 경제·사회적으로 "자유주의 원칙"을 더욱 중시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 김진태 의원은 전날(21일)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주필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 '정규재TV'에 출연해 자신의 정견을 밝혔다./사진=정규재TV 캡처


김진태 의원은 전날(21일)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주필이 진행하는 '정규재TV'에 출연해 이같은 취지로 말했다. 우선 '홍 지사를 이길 자신이 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있다"고 답한 뒤 "몇십년 씩 해온 선배들은 내공이 대단하시다.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분들이다. 아무리 정치라고 해도 원칙이 있어야만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모든 걸 다 할 수 있다보니 이념도 막 섞을 수 있다. 문재인이 안 되게 하려고 박지원과도 손잡을 수 있다"며 "대통령이 되기 위해 악마에게도 영혼을 팔 수 있는 분들"이라고 맹비판했다.

그는 자신을 '신상(신상품의 줄임말)'에 비유하며 "그렇게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진심이 전해지면 우리 시민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다. 벌써부터 그런 조짐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 최종 국면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는 문재인 전 대표가 낙점될 것으로 내다봤으며, 국민의당은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를 후보로 내 한국당 후보와 함께 3강 구도가 이룰 것으로 봤다. 바른정당의 경우 "끝까지 가서 (선거비용 등을) 보전받을 수 있는 지지도를 따 내기가 쉽지 않다"며 후보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3자 구도에서 안철수 전 대표와 연대 여부에는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한 뒤 "얼굴마담은 안철수인데 그 뒤 몸통은 박지원이고, 박지원은 문재인과 난형난제"라면서 "당 소속 의원도 2명 빼고 30여석이 호남 박지원 사단"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각 정당 지지자들의 입장에서 "갑자기 (양당이) 합치면 난감한 상황을 만들게 된다"면서, "정치 오래 하신 분들은 지게 작대기 하나라도 필요하다고 얻어오려다가 서까래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홍 지사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당은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고 저같은 사람과 박지원같은 분과는 아무리 급해도 같이 할 수는 없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과거 선거·정치공학에 함몰된 당의 상황에 대해 "당이라고 할 수 있나. 그냥 친목단체지"라고 자조적 목소리도 냈다. 

   
▲ 김진태 의원은 전날(21일)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주필이 진행하는 인터넷 방송 '정규재TV'에 출연해 자신의 정견을 밝혔다./사진=정규재TV 캡처


또한 "거의 사회주의 정책을, 무슨 군사는 보수지만 경제는 좌파를 해도 된다는 사람(유승민 의원 등)들이 와서 뒤섞여 있으니 큰 공격을 받으면 단합하지 못하고 사분오열되더라. 당장 모여있는 정치가 중요한 게 아니다"며 "우리 당 대선후보가 확정되면 그 색깔에 맞게 (당이) 재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집권 후 국가 운영 방향과 관련, 현재 "(사회) 어디든지 국가가 들어서서 마음대로 통제하려 하고, 그럴 단계가 아닌데 그런 경향이 너무 심하다"면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능력있는데 자유롭게 경쟁하고, 소질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유주의적 원칙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최근 5년간 국회 법제사법위원을 역임하면서 최근의 구(舊) 야권발 상법개정안을 비롯한 각종 경제민주화 법안, 행정명령 성격의 선심성 처분적 법률, 각종 보훈입법 등을 저지한 경력을 들기도 했다. 기업이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고, 국고를 거덜내는 입법에 찬성할 수 없다면서 "질나쁜 사기"라고 질타했다.

특히 집권 후 좌경화 저지를 위해 "민주노총, 전교조와 같은 세력들과 일전을 피할 수 없다"며 "지게 작대기라도 꽂아야 한다는 각오로는 이 기울어져가는 나라를 막을 수 없다"고 거듭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처럼 홍 지사를 수차례 겨냥하면서도, 야권 일부 대선주자들의 개성공단 재개·확대 등 친북적 정책 공약을 저지하기 위해 "아무리 김진태, 홍준표가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북한 김정은에게 가서 뒷돈을 대줄 수 있는 정부를 출범시켜서는 정말 안 된다"고 언급했다. 홍 지사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뚜렷한 보수우파 색채를 지녔음을 인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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