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11·3  부동산대책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됐던 분양시장이 일부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전히 고분양가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고분양가 행진 배경에는 수도권 일대에서 분양에 나선 건설사들이 고분양가 책정을 마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덕국제신도시에 분양한 동양 파라곤과 대우건설이 평택 용죽지구에 선보인 비전 레이크 푸르지오는 3.3㎡당 분양가(전용면적 84㎡ 최고층 기준)가 각각 1177만원, 1086만원이었다. 

고덕신도시에서 분양한 '자연앤자이'도 3.3㎡당 평균 1050만원대로, 공공분양 단지임을 감안하면 결코 낮은 가격이 아니라는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평택 지역에 분양된 아파트 분양가가 900만원대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게 책정됐다는 얘기다.

평택 비전동 P중개업소 관계자는 "청약률은 높았지만 이는 11·3 대책을 피한 평택에 투자자가 몰린 이유"라며 "가격만 놓고 보면 분양가가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 11·3 대책 이후 가격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던 분양시장이 미적용지역을 중심으로 고분양가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최근 고분양가 논란과 높은 청약률로 화제가 됐던 평택 고덕신도시 현장.

이보다 앞서 지난해 말 대우건설이 분양한 '시흥 센트럴 푸르지오'도 11·3 대책 이후에 공급 단지로, 분양가 조정이 예상됐지만 3.3㎡당 평균 분양가가 1161만원으로 인근 시세 대비 높게 책정된 바 있다. 당시 인근의 평균 분양가는 1000만원대였다. 

비슷한 시기에 경기 의왕에서 분양한 '포일 센트럴 푸르지오'도 3.3㎡당 전체 평균 분양가가 1650만원에 달했다.  

11·3 대책 이후에도 일부 지역에서 고분양가 책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대책 미적용지역에서의 '배짱분양' 영향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대책 적용 지역에서는 청약률 저하 등이 예상되면서 건설사들도 분양가 책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외의 지역에서는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고분양가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분양한 '동탄2 중흥 에코밸리'의 경우 11·3 대책 적용 단지로 인근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했다. 이 단지는 동탄2에서도 주거선호도가 높은 문화디자인밸리 인근에 위치하면서도 3.3㎡당 평균분양가가 1164만원에 불과했다. 

지난해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아파트가 평균 1200만원대에 결정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당시 중흥 에코밸리 분양을 담당한 관계자는 "11·3 대책 적용으로 분양가를 낮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한문도 한국부동산학박사회 회장은 "고덕신도시처럼 대책을 적용받지 않으면서 청약률도 높은 지역에서는 고분양가 정책이 계속될 것"이라며 "대책 적용 지역에 대한 규제 강화가 다른 지역에서는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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