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우 광주지법원장 취임 45일 만에 '사의' 배경은?

 
장병우 광주지법원장이 29일 사의를 표명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병우 지법원장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나를 둘러싼 여러 가지 보도와 관련해 한 법원의 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명함과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취임 45일 만의 사의 표명이다.
 
   
▲ 광주지검과 광주지방국세청, 광주본부세관, 광주시 관계자 등이 지난달 26일 오전 광주지검 상황실에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관련 벌금 및 세금 징수 협의회를 갖고 있다./뉴시스
 
장병우 지법원장이 이 같은 결심을 하게 된 배경에는 지난 2010년 1월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일당 5억 노역 항소심 판결에 대한 국민적 비난 여론과 법조계 안팎의 시각 등이 상당한 심적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허 전 회장이 지난 22일 귀국과 함께 광주교도소 노역장에 유치돼 1일 5억원의 청소일을 시작하자 사회적 공분이 분출됐다. 
 
법조계 안팎에서도 법원이 양정한 노역장 유치 1일 환산액은 일반 형사범과의 형평을 잃었을 뿐 아니라 다른 재벌 사례에 비춰도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법원의 환산액 양정은 재판에 의한 자의적 차별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이 같은 사면초가의 형국에다 전날 언론을 통해 장병우 지법원장이 자신의 옛 아파트를 대주그룹 계열사로 알려진 회사에 매각한 정황이 보도되면서 관련 논란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결국 사임의 의사를 굳힌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후배 법관과 가족 등이 이번 일로 인해 겪는 고충 등도 장병우 지법원장의 결심을 앞당긴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취임 당시 다산 정약용이 머물던 '사의재'(四宜齋)를 언급하며 맑은 생각, 단정한 용모, 과묵한 말씨, 중후한 행동을 후배 법관들에게 당부하던 장 지법원장의 이번 사임 결정은 지역 법조계에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