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45일 '사표' 장병우 광주지법원장은?

 
허재호 대주그룹 전 회장에 대해 일당 5억원의 '황제노역'을 판결한 장병우 광주지방법원장이 취임 45일만인 29일 사표를 제출하면서 그의 발언과 행적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달 13일 광주지방법원장으로 취임 당시 장 법원장은 "국민의 법감정에 부응하고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재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법관들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광주지검과 광주지방국세청, 광주본부세관, 광주시 관계자 등이 지난달 26일 오전 광주지검 상황실에서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 관련 벌금 및 세금 징수 협의회를 갖고 있다./뉴시스
또 호남의 중추 법원인 광주지방법원이 자유·평등·정의·인권의 보루로서 사명과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취임 때 스스로 강조했던 '국민 법감정에 부응하지 못한' 단 한 번의 판결이 자신의 발목을 잡은 셈이 됐다.
 
이와 맞물려 지역 출신 법관 이른바 향판(鄕判) 문제가 거론되면서 그를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전남 곡성 출신인 장 지법원장은 광주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며 광주지방법원 판사,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판사, 광주지방법원 부장판사, 광주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광주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장병우 법원장은 밝은 지역 사정을 바탕으로 지역민의 애환과 아픔을 깊게 들여다보며 현명하고 공정한 판결을 내려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지난 인화학교 재판 당시 전국이 '도가니' 열풍으로 들썩이고 가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대되던 순간에도 원고와 피고 양측의 입장을 최대한 객관적이고 독립적으로 듣고 판단한 것으로도 유명하다"고 평했다.
 
특히 지역 법관 출신 중 4년 만에 광주지방법원장에 취임한 장 지법원장은 당시 취임사에서 "법관 생활 대부분을 지역에서 보낸 만큼 지역사회를 위해 잘 해야 한다는 무거운 중압감을 갖고 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법조계 인사는 "공정하면서도 지역민의 목소리를 잘 이해해 준 분 이었다"며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동시에 교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