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통합위원회에서는 매년 국민통합 우수사례를 발굴·전파하기 위하여 전국 지자체와 민간단체 등에서 추진하는 국민통합 활동사례 중 우수사례를 선정하여 국민통합 활동에 대한 동기부여와 분위기 확산을 꾀하고 있다. 그 성과물로 2016년 '국민대통합위원회 우수 사례집'이 발간됐다. 사례집은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취재하여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것이다. 미디어펜은 국민대통합위원회의 우수사례 원고를 매주 1회(목요일), 총 25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

[3]갈등을 상생으로 만드는 소통(20)-경상남도 하동군 하동·광양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

줄다리기로 화합의 장 마련하다!

하동군, 구례군, 광양시 주민들이 해마다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로 하나가 되고 있다. 그 시초는 하동군과 광양시가 두 지역의 상생발전을 위해 지난 2015년 개최한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였다. 첫 번째 행사에서 주민들의 뜨거운 호응과 화합의 가능성을 발견한 하동군과 광양시, 그리고 새롭게 동참 의사를 밝힌 구례군이 손을 잡음으로써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가 계속 이어지게 된 것이다. 영호남 접경지역에 위치한 하동군, 구례군, 광양시는 줄다리기를 통해 화합의 장을 마련한 것을 계기로 다양한 협력 사업을 통해 상생발전을 이뤄나갈 계획이다.

   

영호남 접경지역 주민들의 만남

"여기는 화합과 소통의 줄다리기 대회가 열리는 섬진교! 여러분 줄다리기 구경들 오세요!"

2015년 7월 25일 영호남의 접경지역인 하동군, 광양시 주민들의 발걸음이 섬진교로 향했다. 섬진교 준공 80년을 기념하고 영호남 화합을 위한 줄다리기가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줄다리기도 특별하지만, 섬진교 또한 이 영호남 접경지역 시군의 주민들에게는 특별한 다리이다. 왜냐하면 영호남을 잇는 최초의 다리로 1935년 7월25일 지어진 이래 80년 동안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지금까지 영호남을 하나로 이어주고 있는 다리이기 때문이다.

제1회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 이날 줄다리기는 "영호남 화합의 상징 섬진교, 아픈 역사를 희망으로 이어내다!"라는 주제로 양 지역의 화합을 다지는 자리였다. 사실 하동군과 광양시는 1998년 자매결연을 맺고 '광양·하동 공생발전협의회'를 운영하면서 행정적인 연계뿐 아니라 다양한 협력사업을 통해 자연스럽게 화합을 다져오던 터였다. 그러다가 좀 더 영호남의 화합을 다지고 상생 발전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교류 방안을 모색한 결과 줄다리기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드디어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다. 하동군과 광양시 주민들 각각 120명씩 섬진교 위에서 양쪽으로 길게 늘어뜨린 큰 줄을 잡고 줄 소리꾼의 선창에 맞춰 있는 힘껏 줄을 당겼다.

"영차! 영차!"

시간이 흐르면서 팽팽하던 줄이 한쪽으로 기울자 서서히 승패가 가려졌다. 이날 양 진영은 섬진강, 은빛 모래, 황금 재첩을 걸고 3차례 줄을 당겨 승부를 가렸는데, 그 결과 광양시가 2:1로 승리했다. 첫 번째 판 '섬진강 내기 당기기'는 광양 승, 두 번째 판 '섬진강 은빛 모래 내기 당기기'는 하동 승, 세 번째 판 '섬진강 재첩 내기 당기기'는 광양이 승리함으로 2015년 줄다리기는 광양이 우승한 것이다.

줄다리가 끝난 후에는 화합의 기 전달식이 있었다. 하동군수는 2016년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가 열릴 광양시 측에 화합의 기를 전달하면서 다시 한 번 화합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여름 태양 아래 함께 땀을 흘리고 한바탕 함성을 지르며 진행된 줄다리기를 통해 주민들은 하나로 어우러져 신나는 한때를 보낼 수 있었다.

   

줄다리기로 하나 되다

처음 열린 2015년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하동군 대표로 참여한 80대 어르신은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옛날에는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나룻배로 하동 5일장과 화개장터를 오가며 이웃사촌처럼 지냈지요. 6.25 전쟁 때 다리가 끊어져서 잠시 멀어졌지만 지금은 섬진교가 생겨서 자유롭게 왕래하며 지내잖아요. 영호남을 이어주는 섬진교 위에서 줄다리기를 하니까 감회가 새롭습니다."

아들과 함께 참여한 한 주민도 즐거워하며 말했다.

"너무 재미있어요. 이렇게 하동하고 광양 주민들이 참석해서 섬진교에서 줄다리기를 하니 옛날 어릴 적 생각도 나고요. 내년 광양에서 열리는 줄다리기에도 가족들과 함께 참석하려고요!"

주민들의 호응이 이어지자 하동군과 광양시는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를 해마다 열 것을 검토하게 되었다.

"사실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를 정기적인 행사로 가져갈 계획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주민들과 시군 관계자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를 해마다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참여 식구가 하나 더 늘게 되었다. 바로 구례군이었다. 구례군은 광양시, 하동군과 인접한 영호남 접경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다. 지난 2015년 제1회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에 구례군수가 심판으로 참여했던 것이 인연이 되어 하동, 광양과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서기동 구례군수는 제1회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에 사또 복장을 하고 나와서 심판을 보았는데 그때 경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광양시민도 하동군민도 아니니 공정한 심판을 보겠다는 상징적인 의미였죠. 그런데 행사가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주민들이 즐거워하고 서로 화합이 되는 그 열띤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졌습니다. 화합이 별 게 아니다, 이런 게 바로 화합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구례군도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2016년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에는 하동, 광양, 구례군이 함께 하게 되었고, 화합의 물줄기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셈이었다.

   

이어지는 화합의 줄다리기

2016년 제2회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는 3개 시군의 중간지점이자 영호남 화합의 상징인 화개장터 인근 남도대교에서 열렸다. 매화 향 가득한 남도대교에서 3개 시군 주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화합의 장을 펼친 것이다. 이종갑 팀장은 2016년 제2회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전년도에 시군 대항전으로 열린 것과 달리 2016년에는 광양시, 하동군, 구례군의 3개 시군 주민들이 한데 뒤섞여 팀을 이루고 몸을 부대끼면서 줄을 당기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영호남 상생 발전의 뜻을 온몸으로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광양시장이 다음 개최지인 구례 측에 화합의 기를 전달함으로써 2016년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도 끝이 났다. 줄다리기에 참석한 한 주민은 이렇게 말했다.

"매화축제에서 줄다리기 시합을 한다고 해서 많이 기다렸어요. 작년에 해봤을 때 너무 즐거웠거든요. 올해는 저희 광양에서 이렇게 축제를 열게 되어 자랑스러워요. 내년 구례에서 열리는 줄다리기도 기대가 됩니다."

이종갑 팀장은 영호남 화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실 하동과 광양 그리고 구례 사람들은 나뉘어 있지 않아요.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줄다리기 행사처럼 앞으로 하동, 광양, 구례, 3개 시군이 하나가 되는 교류행사를 더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2017년 제3회 영호남 화합 줄다리기는 이제 구례군으로 간다. 한 해 두 해 행사가 진행될수록 주민들의 반응도 점점 더 뜨거워지고, 구례군, 하동군, 광양시 사람들이 한 가족이 되어 가고 있다. 상생 발전과 섬진강 시대를 활짝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