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반발 속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파행 가능성 고조... '정몽준-이혜훈 빅딜설'도 제기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를 뽑는 새누리당 경선이 컷오프 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빚으면서 파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황식 예비후보는 28일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의 경선 관리에 반발해 이날 일정을 전격 취소한 채 당이 적절한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경선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김황식 전 총리와 정몽준 의원/뉴시스 자료사진
 
특히 김 후보측은 이날 정몽준 후보와 이혜훈 후보간 빅딜설을 공식적으로 거론하고 나서 경선 후보들간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당 안팎의 삼고초려 끝에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한 김황식 후보와 대선 주자인 정몽준 의원의 서울시장 출마 선회로 '빅매치'를 기대했던 새누리당에서는 경선이 흥행은커녕 파행이 되는 최악의 상황이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전화기를 꺼놓은 채 캠프 사무실에도 출근하지 않았고, 오후에는 측근들과 제한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 측 윤원중 특보단장은 황우여 대표를 만나 김 후보를 둘러싼 '박심(朴心) 논란'과 관련해 책임자 문책과 재발방지 조치를 요구하는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윤 단장은 "경선을 계속 했다가는 후보가 상처받는 건 물론 본선에서 승리하는 후보를 만들어내는 경선이 안 된다"며 "당의 잘못된 조치에 대한 분명한 설명과 해명, 관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경선 일정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 항의했다. 
 
이에 황 대표는 "김 후보가 어떤 점에 대해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지 면밀히 살펴서 최고위원들과도 의논을 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당 공천관리위원회에도 전달해 엄정하고, 중립적인, 또 공정한 경선을 꼭 이뤄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김 후보측은 성명을 통해 '정 후보와 이 후보간 빅딜설'에 대한 해명을 이 후보측에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이 후보가 경선을 완주하는 대신 정 의원을 지원하고, 정 의원의 서울 동작을 지역구 의원직을 이어받는다는 게 이른바 빅딜설의 요지다. 이는 최근 이 의원의 주소지가 동작구로 이전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거진 내용이다. 
 
김 후보 측의 공세에 이 후보는 '일고의 대응할 가치가 없다'며 일축했다.
 
하지만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대한 일련의 상황이 감정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 후보가 경선 중단도 불사할 경우 '빅매치'가 무산되면서 경선 흥행은 물론 본선 경쟁력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당 지도부는 이런 상황에서 김 후보를 설득해 경선이 끝까지 순항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는데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는 물론 나머지 후보들까지 만족할 만한 해법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선택이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정몽준 의원과 이혜훈 후보는 김 후보의 일정 취소를 비판하면서 표심잡기 행보를 이어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정 의원은 이날 성북역세권 개발사업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광운대역을 찾은 뒤 대한민국 헌정회와 사회복지사의 날 및 19대 사회복지사협회 이사장 이취임식에 참석해 선거 운동을 벌였다. 
 
정 의원은 김 후보의 경선 중단 우려에 대해 강력 비판하면서도 "전 총리는 처음부터 서울시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하신 만큼 그런 일(불참)은 없으리라 생각한다"며 "좋은 결정을 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훈 후보는 이날 서대문구(을)과 송파구(을), 중구 당협사무소를 찾아 당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새마을실천 중앙회 창립총회에 참석하는 등 표밭 다지기에 들어갔다. 
 
이 후보는 이날 YTN라디오에 출연해 김 후보의 경선 중단 가능성에 대해 "오전에는 당의 무슨 결정에도 따르겠다는 말씀을 하신 분이 오후에는 본인이 유리한 대로 안 해 준다고 해서 보이콧 하신다면 '조변석개' 행태"라고 비판했다. 
 
다만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는) 악법도 법이라는 것이 몸에 배어있는 대법관 출신"이라며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던 본인의 발언을 잘 지킬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