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현대차 주가가 때 아닌 외풍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중립’ 사인에 주가가 급락하는가 하면 지주사 전환 관련 이슈도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큰 만큼 ‘연착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 주가 변동성이 높아진 모습이다. 우선 현대차는 지난 21일 2015년 5월 이후 약 2년 만에 주가 17만원선을 돌파했다. 시가총액은 37조4470억원을 기록해 약 3개월 만에 SK하이닉스를 밀어내고 ‘시총 2위’ 타이틀을 탈환했다.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현대차의 선전은 최근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주가 부양과는 다소 색다른 재료에서 기인했다. 직접적인 실적 전망보다는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주가에 영향을 줬던 것. 현대차 주가가 지배구조에 직접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바로 다음 날 증명됐다.

지난 23일 현대자동차 주가는 전날보다 2.94% 이나 떨어진 16만 5000원으로 주저앉는 모습을 보였다. 이틀 만에 17만원선을 재차 반납한 것. 특별한 악재가 없었기 때문에 이날 하락세는 더욱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주가 하락의 이유는 뜻밖의 방향에 존재했다. 외국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의 보고서가 주가에 직접 영향을 줬던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앞선 22일 오후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대차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다. ‘매도’ 사인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업계 분위기상 이와 같은 입장 변경은 사실상 매도를 권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현대차를 매수 추천 목록에 올린 2월 6일 이후 코스피지수가 5% 오르는 동안 현대차 주가는 25% 올랐다”며 “현대차 주가가 목표주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를 신뢰한 기관들이 일제히 ‘팔자’로 돌아서면서 현대차 주가가 하락했던 것이다. 

그나마 추격 매수에 들어간 개인과 일부 외국인이 그나마 주가를 지지했다. 현대차의 외국인 주식 비중은 약 45% 수준이다. 

알고 보면 현대차를 시총 2위로 복귀시켰던 ‘지배구조 개편’ 이슈 또한 골드만삭스 보고서에서 기인한바 컸다. 워낙 조심스러운 문제라 현대차가 직접 거론한 적이 없음에도 골드만삭스가 “현대차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지주회사로 전환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 주가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종가였던 16만 5000원선을 횡보하면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결국 골드만삭스 보고서의 여파가 아직 완전하게 가시지는 않은 모습이다. 시총 2위 타이틀마저 SK하이닉스에 재반납 했다.

그럼에도 지주사 전환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야권후보들의 대선 당선이 유력한 상황 속에서, 대기업 순환출자가 금지되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현대차 지배구조 또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차기 리더십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는 지주사 전환만한 대안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17일 현대차는 올해부터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로부터 브랜드 사용료를 받겠다고 공시해 화제가 됐다. 비록 작은 금액이지만 시장은 이를 지주사 전환으로 가는 ‘작지만 큰 사인’으로 해석했다. 

증권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현대차 지주사 전환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코스피 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연착륙할 수 있는 여건이 시장 안팎에서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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