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 사례 바탕으로 소프트 경쟁력 제고해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일본경제의 외형은 지난 20년간 상대적으로 축소됐으나 유·무형의 소프트 파워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위상은 앞으로도 소프트 파워를 중심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인구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와 중국의 부상, 일본 내 자국 중심주의 강화 움직임 등은 주변국의 신뢰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소프트 파워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 한국은행 본사 전경./사진=미디어펜

한국은행은 26일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제에서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사례 등을 바탕으로 소프트 파워 기반을 확충하고 인구구조 변화에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

최기산 한은 미국유럽경제팀 과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90년대 초 성장률 하락과 고령화 등을 겪은 일본의 사례와 유사점이 많다”며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제에서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사례 등을 바탕으로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본경제는 1990년대 중반과 비교해 경제규모와 소득, 교역, 금융시장 등 경제의 외형과 규모는 상대적으로 축소됐다. 실제 일본의 GDP 규모는 지난 1994년 미국(26.3%)과 더불어 여타 국가와 큰 격차를 둔 2위(17.5%)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5년에는 중국(15.2%)에 크게 뒤진(5.6%)로 밀려났다.

하지만 과학기술과 문화, 사회시스템 등 유무형의 소프트 파워를 꾸준히 발전시키면서 경제의 질적인 측면에서 글로벌 영향력을 유지, 강화하고 있다. 일본의 소프트 파워 수준은 전세계 3~7위 수준이다.

이는 기업의 해외진출을 늘리고, 경기침체 상황에서도 공적개발원조(ODA)를 적극 추진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경제·외교적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일본의 글로벌 위상에는 인구의 고령화, 중국의 부상, 일본내 자국중심주의 강화 움직임 등이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전망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일본의 생산가능인구는 2050년까지 2015년의 70%의 수준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노동력 고령화에 따라 생산성 하락과 중장기 성장에 제약을 가져오면서 재정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다 중국의 경제·정치적 위상이 강화되면서 일본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축소됐다는 점 역시 부담이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실물경제의 비약적인 성장과 금융시장의 개방 및 글로벌 질서 개편성을 이루면서 세계 경제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중국이 상당기간 동안 6% 내외의 빠른 성장을 지속하면서 일본과의 경제규모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2월 IMF는 2021년 중국의 GDP비중이 18.3%까지 확대되는 반면 일본은 5.7%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에는 중국이 높아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국 주도의 질서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아시아 대표 선진국으로서 일본의 위상이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의 자국 중심주의 정책기조 강화는 주변국과의 관계에 신뢰를 저하시키고 정치·외교적 위상을 위협할 수 있다.

일본의 국제적 영향에 대한 평가는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최근 수년간 급격히 악화됐다. 현재 아베 내각이 일본국민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주변국가 관계개선보다는 자국 중심 정책을 강화할 경우 일본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저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이 같은 요인이 향후 글로벌 위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구조개혁 추진과 대외 협력 강화 등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우리 경제는 성장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인구고령화와 수출시장 경쟁에 직면하고 있지만 과학기술과 문화 등 소프트 타워의 개선여지가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일본의 사례 등을 바탕으로 소프트 파워 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등을 통해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등 전략적 활용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