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과정 좋아도 결과 나쁘면 실패…보수우파 위기? 朴 위기일뿐"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자유한국당 대권주자 홍준표 경상남도지사는 26일 자신이 바른정당, 나아가 국민의당과의 대선 연대를 주장하는 이유로 "선거는 결과다. 과정이 아름다웠다고 해도 결과가 나쁘면 전부가 나쁜 게 된다"는 현실론을 거듭 피력했다.

자강론을 적극 강조하는 김진태(재선·강원 춘천) 의원이 '훙준표 후보도 연대는 파괴력이 없다는 주장을 2010년 지방선거 때 했다'고 지적하자 "그때 내가 비판했는데, 우리가 지방선거를 졌다"고 받아쳤다.

아울러 이번 대선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의한 "날치기 대선"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그렇게 (연대를) 하지 않으면 우리가 대선 판에서 해볼 재간이 없다"고 지적했다.

홍준표 지사는 이날 오전 KBS 한국당 대선후보 경선토론회에서 대선 연대와 관련 김진태 의원과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 '당 이념정체성을 해칠 수 있다', '원칙을 지켜 보수우파 민심을 집결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비판하자 이같이 대응했다.

   
▲ 자유한국당 (왼쪽부터) 김진태 의원과 홍준표 경상남도지사가 26일 오전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 한국당 대선후보 경선토론회에서 각자 발언하는 모습./사진=KBS 방송 캡처


홍 지사는 최순실 사태 이후 상황이 '보수의 위기'라는 진단에도 "저는 다르게 본다"고 선을 그은 뒤 "보수의 대표로 뽑았던 분이 사실상 대통령을 하면서 부끄러운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국민 압도적 다수가 탄핵을 (원하게) 된 것"이라며 "보수 대표로 뽑았던 그분(박 전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그분의 위기지 보수 전체의 위기는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땅의 보수라는 건 사실 우파를 얘기하는 건데, 우파는 '자유'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정치 집단"이라며 "대한민국의 발전을 쭉 견인해 온 집단이 우파인데, 지금 사회적 약자 보호에 다소 소홀하지 않았나. 그래서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언급은 경제활동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빈곤·서민층에 선별적으로 복지를 집중하자는 취지의 '서민경제론'의 당위성으로 연결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보수는 멀리 있지 않다. 헌법에 있다. 자유시장경제와 의회주의, 법치주의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며 "헌법적 정통성과 가치가 심각하게 흔들리는 상황을 만든 데에는 박 전 대통령 한 사람 뿐 아니라 역대 정권의 책임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탄핵은 (헌법재판소의) 사법절차였다"며 "여론재판도 아니고 탄핵이 국민 압도적 다수라는 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시각이다. 홍 지사는 주소를 잘못 찾아온 것 아닌가. 국민의당 박지원과도 손잡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와 우리 이념정체성이 같은가"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홍 지사는 "이번 대선은 1년이란 시간을 갖고 우리를 알리면서 하는 게 아니다"며 "지금은 소위 날치기 대선이다. 40일 밖에 안 남았는데 후보 검증이 안 되고 정책 검증이 안 된다"면서 "좌파의 전유물이던 선거연대를 우파에서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러지 않으면 정권을 고스란히 바치게 된다"고 반박했다.

그는 "경선하는 과정에서 타당한 건 이야기하고, (대선 연대는) 앞으로는 후보가 누가 되더라도 같이 가야하는 경우가 생겨서 하는 말"이라며, 타 정당후보와의 단일화 패배를 가정한 지적에는 "걱정 안하셔도 된다. 제가 알아서 하겠다"고 호언했다.

이는 선거연대는 당 정체성 '물타기' 의도가 아니며, 타 정당 후보에게 한국당 당원들이 표를 줘야만 하는 상황이 오지 않도록 단일화한다면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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