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공동교섭 고용보장 등 요구 지나쳐, 또 파업땐 일자리만 줄여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귀족노조' 현대차 노조가 또다시 몽니를 부리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파업을 벌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을 앞두고 도저히 수용불가능한 요구안을 내밀고 있다. 분규없는 임단협 타결희망은 정녕 불가능한 것인지 답답하다. 노조는 지난해 하반기 극한파업투쟁으로 현대차를 98년 환란이후 최악의 위기로 몰아넣었다. 올해도 강경전투 모드로 회사를 압박할 기세다. 

노조요구안 중 가장 심각한 것은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정년을 연장시켜 달라는 것. 60세 직전까지 정년을 늘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안이 수용되면 18년에 60세가 되는 58년생은 2019년까지 일할 수 있다. 임금피크제 개선도 요구키로 했다. 현재는 59세와 60세 때 임금을 58세수준으로 낮추고 있다.

노조 요구내용은 기본급 7%인상, 조합원 소송금지,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과 관련해 총고용보장보장등이다. 생산기지의 해외이전 가속화를 막기위해 차세대차종은 국내공장에서 우선 생산토록 하는 방안도 들어있다.

노조가 다른 계열사노조(총 17개노조)를 대표해서 공동교섭도 추진키로 했다. 정치노조 민노총의 투쟁동력을 현대차에서부터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도사리고 있다. 공동교섭안에는 근로시간 단축을 하면서도 총액임금은 사수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노조출신들이 장악한 국회 환노위는 최근 근로시간을 현행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키로 합의해 재계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현대차 노조의 요구사항은 국회 환노위의 노조편들기에 편승해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임금은 그대로 받겠다는 술책이다.

문재인 등 여야 대선후보들도 근로시간을 줄이면서 임금은 그대로 보전토록 하겠다고 노조에 선심공약을 하고 있다. 노조에 사탕만 주고 있다. 사측에 부담을 주는 것에 대해선 전연 도외시한다. 좌파 문재인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노동개혁은 물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격차해소와 일자리창출을 위한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기간제및 파견업종 확대 등도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노조는 지금 회사가 내몫만을 요구할 때가 아니라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현대차 시장점유율은 노조의 장기파업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10월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수시장점유율이 사상 처음으로 60%이하로 추락했다. 2009년 내수시장점유율 76.8%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급격한 하락이었다. 2000년 현대그룹에서 분리해 계열분리한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 현대차는 지난해 노조의 장기파업으로 내수점유율및 글로벌판매 감소등으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정몽구회장은 비상경영 속에서도 미국 중국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친환경차량및 자율주행차 개발로 글로벌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자동차시장이 급변기할 때는 노사화합과 무분규임단협 타결이 절실하다. /연합뉴스

지난해 노조파업이 남긴 상처는 너무나 컸다. 노조는 5개월간 24차례의 파업을 벌였다. 주말특근도 12차례나 거부했다. 생산차질은 무려 14만2381대에 달했다. 파업손실액도 3조1132억원을 기록했다.

노조는 3조원의 손실을 빚게 하면서 겨우 기본급에서 4000원 인상만 손에 쥐었다. 일부 노조원조차 집행부를 성토했다. 역대 최다파업을 벌이고도 역대 최대 임금 손실을 초래했다고 노조지도부를 맹렬히 규탄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규모가 80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788만266대로 2015년의 801만5664대에 비해 1.7% 감소했다. 2014년부터 2년 연속 800만대 판매기록을 이어가다가 지난해 뒷걸음질했다. 노조의 장기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이 결정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양사노조의 파업으로 25만9000대의 생산차질을 빚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3분기에 4.6%로 떨어졌다. 2010년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글로벌 자동차메이커 중에서 가장 낮은 수치다.

경쟁사 일본 도요타 영업이익률은 8.5%, 벤츠는 10.5%, BMW는 10.1%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영업이익률이 경쟁사 가운데 최저수준이다. 심각한 위기징후다.

현대차는 노조의 무분별한 장기파업에 따른 생산차질, 판매감소, 영업이익률 추락으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올들어 과장급이상 3만5000명이 위기극복에 동참했다. 과장급이상이 8년만에 임금을 동결했다. 임원 1000여명은 급여의 10%를 반납했다. 대내외악재와 위기를 돌파하기위해 허리띠를 잔뜩 졸라맸다.

현대차 노조는 회사가 직면한 위기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사무직들은 임금동결과 반납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데, 노조가 자기몫만 요구하는 것은 심각한 모럴해저드다. 위기 땐 노사가 어려움을 같이 해야 한다.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때까지 연장하자는 것은 회사사정은 나몰라라 하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마저 거부하는 것은 인건비부담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현대차, 기아차는 위기속에서도 미국 조지아주와 앨라배마주에 31억달러를 투자해서 생산규모를 확대키로 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연산 37만대규모, 기아차는 조지아 웨스트포인트에 34만대의 제2의공장을 짓기로 했다. 현대차, 기아차는 친환경차량과 자율주행 등 미래 신기술개발 투자도 늘리고 있다.

현대차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구가하고, 글로벌 톱5위상을 유지하기위해선 공격경영과 미래신기술투자가 필수적이다. 노조가 사측의 미래 씨앗심기에 발목을 잡는 것은 자해 행위다. 자신이 먹는 우물에 침을 뱉는 것이다.

현대차노조의 평균임금은 9400만원으로 1억원에 육박한다.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업체 직원 연봉 7000만원에 비해 훨씬 많다. 생산성도 해외공장에 비해 뒤진다. 현대차 국내공장은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 데 26.8시간 걸리는데 반해 미국 앨라배마공장은 14.7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임금도 미국공장 근로자에 비해 20%이상 높다.

   
▲ 현대차노조가 올해 임단협과 관련, 기본급 7%인상과 국면연금 수령직전까지 정년연장, 임금피크제 폐지등을 요구키로 했다. 노조파업 후유증으로 회사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 감소와 영업이익률 추락등의 경영위기를 겪었다. 사무직은 임금동결, 임원은 급여10%반납등의 고통분담을 하고 있다. 노조만 내녻찾기 생떼를 부린다면 자동차산업의 공동화는 가속화할 것이다. /연합뉴스

현대차 노조는 기득권 노조, 정규직 노조의 천국이다. 반면 현대차 1차 협력업체 연봉은 정규직의 65%에 그치고 있다. 2차는 34%, 3차는 30%에 불과하다. 현대차 노조가 협력업체 근로자들을 희생시켜가며 고액연봉을 누리고 있다.

도요타는 노조의 전폭적인 협조속에 글로벌 완성차 1위 위상을 굳건히 다져가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65년간 무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격변기를 맞고 있다. 4차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AI)기능을 장착한 자율주행차, 수소차 전기차 등 친환경차량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여기서 도태되면 미래가 없다.

갈 길 바쁜 상황에서 노조의 과도한 요구와 잦은 파업은 회사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 친환경차및 자율주행차 기술에서 현대차는 미국 일본 독일 업체에 비해 3~4년 뒤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제밥그릇 챙기기가 과도해지면 자동차산업의 공동화로 이어진다. 국내생산을 줄이고, 해외생산을 늘릴 것이다. 현대차 해외 생산비중은 지난해 64%로 증가했다. 기아차도 55%까지 높아졌다. 철밥통 노조가 배짱이 행태를 지속한다면 해외생산비중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노조의 탐욕은 양질의 국내 일자리를 줄인다. 청년 후배들과 2세들에게 치명적인 해악을 끼친다. 

현대차 노조는 더 이상 약자가 아니다. 연봉1억짜리 특수귀족집단이다. 노조의 과도한 요구는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노조는 더 이상 회사위기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희생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중소기업협회 회장단은 지난해 현대차노조의 파업을 규탄하면서 현대차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했다. 오죽하면 현대차에 납품하는 중소기업까지 노조 비판에 나섰겠는가? 노조는 올해 고통분담에 반드시 동참해야 한다. 비상경영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려는 사측과 손을 잡아야 한다. 올해야말로 분규없는 임단협타결의 성과를 내야 한다. 노조도 이제 개과천선해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