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세헌기자]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이 입김을 불면 색상이 변해 위‧변조 상품의 불법 거래를 차단할 수 있는 투명 필름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28일 화학연구원에 따르면 융합화학연구본부 박종목 박사팀은 투명 플라스틱기판에 새롭게 개발된 특수 화학물질을 복층 코팅하는 방법으로, 특정농도 이상의 습도에 반응해 색소의 도움 없이도 색이 변하는 변색 투명 필름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이 필름에 입김을 불면 숨겨진 정품인증 이미지가 다양한 색상으로 드러나게 할 수 있어 향후 1단계 보안솔루션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필름은 고분자물질을 여러 층으로 쌓아 제작해 한 쪽 방향으로만 굴절율이 주기적으로 변화되는 1차원 광결정구조를 지니고 있다. 

필름이 높은 습도에 노출되면 민감하게 반응해 광결정의 구조가 변하고 이 구조변화로 인해 반사빛의 색상이 달라지도록 설계됐다. 습기가 사라지면 원래 투명한 상태로 되돌아온다.  
 
이 필름은 색소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고분자물질의 연속 코팅공정만으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의 색변환 잉크, 홀로그램, 입체필름 등의 보안기술에 비해 훨씬 저렴하게 제조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정품인증 이미지가 숨겨져 있고 입김을 불어야만 이미지가 나타나기 때문에 복사나 복제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은 다른 정보저장장치와 조합이 되면 위변조 상품 불법거래 차단의 강력한 보안솔루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화학연구원은 설명했다.

현재 국가세금이 부과되는 담배, 양주, 화장품 등의 위‧변조, 밀수, 무자료거래 등의 불법유통이 폭증하고 있어 정품인증과 브랜드 가치 보호기술이 절실한 실정이다. 

특히 전 세계 불법담배 거래규모는 전체 담배시장의 약 11%인 연간 약 6천600억원 개비 규모에 달하며, 우리나라도 담배 불법 거래로 인한 세금탈루액 규모가 연간 700~2100억원에 이르는 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WHO는 불법 담배 규제 기본 협약인 ‘담배제품 불법거래근절 의정서’를 발효해 2020년부터는 원산지와 판매지 정보(제조·유통과정)가 담긴 ‘고유 식별 표시’부착을 의무화 했다.

우리나라도 불법 거래 차단을 위해 담뱃갑에 고유식별 표시 부착 등 담배유통 추적시스템 구축 의무화 법안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러한 불법 거래를 손쉽게 차단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현재 PCT 포함 3편의 특허출원을 완료하였고 상용화를 위한 추가적인 보완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규호 화학연구원 원장은 "이 기술은 상품의 불법유통에 따른 국가세금 탈루 등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서 "다른 정보저장장치와 융합이 되면 위·변조 상품 불법거래 차단의 강력한 보안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한국화학연구원 정부선정임무형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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