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은 30일 오전10시10분경 삼성동 사저를 출발해 10분 만에 법정에 출두했다. 굳은 표정의 박 전 대통령은 구속 갈림길에 선 운명의 날, 아무런 말없이 영장실질심사에 임했다. 지난 21일 검찰조사 당시와 다르게 긴장이 역력한 모습이었다.

검찰 측에선 한웅재 형사8부장과 이원석 특수1부장이 나섰고 변호인단으로는 유영하 변호사와 정장현 변호사가 배석했다. 영장심사가 열린 서울중앙지방법원 321호 피의자석에 앉은 박 전 대통령 정면으로는 강부영 영장전담판사가 심리에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사저를 출발하기 전 오전9시35분경 동생 박지만씨와 부인 서향희씨가 사저를 방문했다. 이윽고 10시10분 자유한국당 김태흠, 유기준, 윤상현, 이완영, 이우현, 조원진, 최경환 의원 등 친박 인사들의 배웅을 받으며 박 전 대통령은 차량에 탑승했다.

차량이 출발하자 길 한편에선 일부 지지자들이 통곡하며 오열하면서 폴리스라인을 뚫으려다 소란이 한차례 일어나기도 했다.

500여명의 지지자들 일부가 서로 밀치는 가운데 폴리스라인 바깥으로 한 중년여성이 도로 위에 쓰러졌고 해당 여성은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한 남성 지지자는 언론사 사진기자에게 커피를 뿌리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박 전 대통령은 경찰의 교통 통제 하에 자택을 출발해 서울중앙지검 서문을 통해 법원 청사에 도착했다.

법원 출입구에 들어선 박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별다른 말없이 곧장 계단으로 올라가 법정에 출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게 됐다.

   
▲ 박근혜 전 대통령은 30일 아무 말없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정에 출두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사저 인근에는 국내외 언론사 취재진이 운집했으며, 탑승차량을 뒤따를 방송차량과 헬기가 곳곳에서 포착됐다.

출석 2시간 전인 8시30분경부터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인근에는 지지자들이 집결해 경찰이 통제하기도 했다.

경찰은 박 전 대통령 영장심사 중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법원 주변에 2000명의 병력을 배치하고 차벽을 쳤다.

법원은 청사 보안과 질서유지를 위해 영장심사가 열리는 321호 법정이 있는 서관을 중심으로 출입을 통제하고, 사전에 받은 비표를 소지한 사람만 출입을 허용한다.

다만 예정된 다른 재판들은 그대로 진행하고 당사자나 민원인이 출입 통제 때문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우회 경로를 현장에서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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