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만발하는 계절이 돌아 오면서 진해 군항제가 관심을 받고 있다.

매년 3월 말~4월 초면 여행객들은 벚꽃의 아름다움을 즐기기 위해 진해 군항제를 찾는다. 이때가 되면 ‘진해’라는 도시 전체는 벚꽃으로 뒤덮인다. 주택가 골목이건 기찻길이건 앞 다퉈 피어난 벚꽃들은 열흘 정도 정열의 삶을 살다가 봄바람 한 줄기에 또는 봄비 한 가닥에 미련 없이 제 몸을 나뭇가지 위에서 땅바닥으로 떨궈 버린다. 피어서는 맑고 향기롭게, 죽어서는 아낌없이 살신성인하는 듯한 자세가 반면교사인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벚꽃을 매우 좋아한다.

   
▲ 경화역 폐역/미디어펜 DB

2014년 진해군항제는 52회라는 역사를 맞았다. 축제치고는 역사가 상당히 오래된 축에 속한다. ‘진해벚꽃축제’라 하지 않고 ‘진해군항제’라고 불리는 사연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진해는 해군의 고장이다. 1945년 8·15 광복 이후 해군의 모태인 해양경비대가 이곳 진해에서 발족됐다. 오늘날에도 해군사관학교와 해군진해기지사령부가 자리를 잡고 있다. 1952년 4월13일,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진해 북원 사거리에 세워지고 이때 추모제를 올린 것이 오늘날 진해군항제의 시초다.

1963년부터는 진해군항제로 명칭을 바꾼 다음 충무공의 얼을 기리는 행사 외에 문화예술행사, 팔도풍물행사 등도 열었는데 마침 벚꽃이 만개하는 때라서 자연의 아름다움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성격이 확대됐다. 단순한 꽃축제가 아니라 군항제의 성격을 살린 행사로는 승전행차(이충무공 승전 축하 재현 행사), 추모대제(이충무공 제례 재현 행사), 헌다와 헌화(이충무공 추모 행사), 군악의장페스티벌(육·해·공군 및 해병대 등에서 12개팀 600명 참가), 해군 군악대 공연, 해군사관학교와 해군진해기지사령부 개방 등을 들 수 있다.

   
▲ 여좌천 야경/미디어펜 DB

진해 시내에서 벚꽃을 감상하기에 좋은 명소는 여좌천, 진해내수면환경생태공원, 장복산공원, 안민도로, 경화역, 제황산공원, 해군사관학교 및 해군진해기지사령부 등이다. 장복산에서 발원해 진해만으로 흘러가는 여좌천은 폭이 좁은 하천으로 좌우에 산책하지 좋도록 데크가 가지런히 깔려 있고 군데군데 다리가 놓여 있는데 그 중의 하나는 로망스 다리라는 이름을 지녔다. 2002년 MBC TV 드라마 ‘로망스'에 등장했다. 진해여중 앞에서부터 북쪽의 주차장에 이르기까지 1.5㎞에 달하는 이 벚꽃길은 미국의 CNN 방송이 한국에서 가봐야 할 곳 50곳 중 하나로 선정함으로써 더 유명해졌다. 연인들이 손을 잡고 이 길을 걸으면 결혼에 도달한다고 해서 ‘혼례의 길’이며 야간 경관 조명도 설치, 밤낮 가리지 않고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여좌천 상류 평지교 옆 주차장 서쪽에는 내수면환경생태공원 후문이 숨어 있다. 이곳의 자그마한 저수지가 2008년 SBS TV 드라마 ‘온 에어’의 촬영 무대로 나왔다. 진해 사람들의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으며 장복산 산허리와 저수지 주변의 벚꽃이 수양버들 가지와 어울리면서 수면에 반영을 그리면 천국이 따로 없다.

민물고기생태학습관은 천연기념물 등 50여종의 어패류, 갑각류, 양서류 등을 전시하고 있다. 여좌천 상류에 놓인 평지교에서 장복터널 초입인 장복로 사거리나 구민회관 인근의 가마니골 삼거리까지 이르는 마을길에서 바라보는 벚꽃 군락도 비경을 드러낸다.

   
▲ 여좌천 로망스 다리/뉴시스

창원시 성산구와 진해구 경계에 솟은 장복산(582.2m) 조각공원 길도 벚꽃 감상 명소다. 창원과 진해를 잇는 장복터널에서부터 장복산조각공원 표지판과 휴게소를 거쳐 마진터널에 이르는 1.5㎞의 예전 산중 도로변으로 벚꽃이 살포시 피어나 봄날 드라이브의 운치를 한껏 살려준다.

잠시 차에서 내려 장복산조각공원을 산책해도 좋다. 소나무숲 사이로 목재데크가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서 삼림욕을 즐기기에 좋을 뿐만 아니라 곳곳에 세워진 조각 작품들도 여행객들의 심미안을 키워준다.

장복산은 아픔을 간직한 산이다. 1979년 8월 이 산은 38명의 귀중한 생명을 빼앗긴 수해를 입었다. 그러나 진해 사람들은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이 자리를 아름다운 조각공원으로 재탄생시켰다.

사진촬영이 취미인 여행객들은 경화역 철길을 선호한다. 진해역과 성주역 사이에 들어선 경화역은 이름만 남고 역사 건물은 없어졌지만 길이가 약 800m 정도 되는 벚꽃 터널 사이로 기차가 들어오는 모습이 인상적이라서 사진애호가들의 출사장소로 소문난 지 오래 됐다.

   
▲ 경화역 폐역/미디어펜 DB

진해우체국(1912년 준공된 옛날 건물은 사적 제291호)과 가까운 제황산(110m) 공원도 온가족이 찾아보기에 좋은 명소다. 365개의 계단을 이용해도 좋고 편하게 모노레일을 탑승해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진해탑 전망대에 오르면 벚꽃이 구름처럼 드리워진 진해시의 환상적인 모습을 편안하게 감상한다. 모노레일은 군항제 기간 중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행되며 이용요금은 왕복 기준 어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이다.

해군사관학교와 해군진해기지사령부의 벚꽃은 평소에는 보기 힘들고 군항제 기간에만 영내가 개방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된다. 시가지의 벚나무보다 더욱 풍성하게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진해의 벚꽃을 충분히 즐겼다면 다른 명소들을 방문해보자. 3대가 모인 가족여행인 경우 창원해양공원이나 진해드림파크를 추천한다. 창원해양공원의 군함전시관에서는 6·25 동란에 참전했고 2000년 한국 해군에서 퇴역한 강원함을 구석구석 관람해본다. 이 퇴역함은 2006년 KBS 1TV 대하드라마 ‘서울1984'의 촬영무대로 얼굴을 내밀었다. 바로 옆의 해전사체험관 실내로 들어가면 해전체험 시뮬레이터에서 가상으로 군함을 조종해볼 수 있다.

진해구청 뒤편에 들어선 진해드림파크 또한 기분이 좋아지는 산책여행지다. 목재문화체험장에서는 나무의 일생, 목재의 이용가치 등을 배우고 예약을 한다면 화분대, 책꽂이, 독서대 등 목공예품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연못 주변으로 목재 데크, 정자 등 산책로가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졌다. 목재문화체험장에서 뻗어나간 산책로는 청소년수련원, 광석골쉼터, 진해만생태숲 등으로 이어진다.

   
▲ 여좌천/미디어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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