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타선 부진과 불펜 방화에 ‘2승 꿈’ 무산...라미네즈 등 중심 타자 ‘무안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미국 본토 개막전에서 완벽한 피칭을 펼치고도 시즌 2승 달성에 실패했다. 
 
제 몫을 못한 중심타선과 어이없이 흔들린 중간계투진의 방화 때문이었다. 
 
   
▲ 류현진/AP=뉴시스 자료사진
 
류현진은 31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본토 개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의 쾌투를 펼쳤다. 
 
지난 23일 호주 개막전에서도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류현진은 이날도 7이닝을 소화하며 단 한 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피칭을 이어갔다. 평균자책점은 여전히 '0'이다. 
 
1·2회를 제외하고는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무려 16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고 탈삼진도 무려 7개나 솎아냈다. 7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투구수는 88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방망이도 불펜도 모두 류현진을 돕지 않았다. 
 
헨리 라미레즈~아드리안 곤잘레스~안드레 이디어로 꾸려진 다저스의 호화 중심타선은 이날 단 한 개의 안타도 생산하지 못했다. 볼넷도 얻어내지 못해 단 한 차례도 1루를 밟지 못했다.
 
이날 다저스 타자 중 안타를 터뜨린 선수는 톱타자 칼 크로포드와 A.J. 엘리스 그리고 후안 우리베가 전부였다. 라미레스와 디 고든은 각각 3개씩의 잔루를 남겼다. 
 
불펜은 더욱 아쉬웠다. 
 
1-0으로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오른 브라이언 윌슨은 첫 타자 세스 스미스에게 동점 솔로포를 얻어맞아 류현진의 승리를 허무하게 날렸다.
 
한번 흔들린 윌슨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이어진 야스마니 그랜달을 볼넷으로 내보낸 윌슨은 후속타자 에베스 카브레라의 투수 땅볼 타구를 놓치면서 위기를 자초했고 무사 2,3루에 놓였다. 
 
윌슨은 결국 후속 타자 크리스 데노피아에게 2타점 적시타를 두들겨 맞아 역전을 허용했고 결국 아웃카운트 한 개 잡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시즌 첫 등판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정규리그 18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66(12⅔이닝 1자책점) 그리고 포스트시즌에서는 평균자책점 0.00(6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친 윌슨의 부진이기에 다소 충격적이었다. 
 
류현진은 지난해에도 시즌 초 여러 차례 호투를 펼치고도 물방망이 타선과 불펜진의 방화로 다 잡은 승리를 놓친 경험이 많다. 
 
전문가들은 지난 시즌 초반 다저스의 경기력이 조금이라도 좋았다면 류현진이 쉽게 15승 이상을 수확했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23일 호주 개막 2번째 경기에서 9회 말에만 4점을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불펜진은 이날 경기에서도 전혀 믿음직하지 못했다. 또한 방망이 부진까지 겹치면서 류현진은 눈앞에서 시즌 2승째를 놓쳤다. 
 
 류현진이 올 시즌에도 지난해와 비슷한 불운을 겪지 않으려면 불펜과 방망이의 도움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