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경기도 김포한강신도시 주택시장에 다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김포한강신도시는 최근 1~2년 동안 분양만 하면 모두 팔릴 정도로 주목을 받던 곳. 하지만 본격적인 입주가 이뤄지면서 일부 단지는 계약자들의 잔금 납입이 늦어지는 등 미입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계약자들이 받는 불이익이 큰 만큼 실제 대량 미입주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지만, 이 때문에최근 미분양을 대거 해소하면서 '봄기운'을 만끽했던 김포한강신도시의 분위기가  다시 가라앉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포한강신도시는 올해 1만1133가구의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한강센트럴자이1차(3481가구)를 비롯해 반도유보라 3차(662가구), 운양역 한신 휴 더테라스(351가구) 등 4500가구에 가까운 새 아파트는 이미 입주를 시작했다.

이들 단지는 김포한강신도시에서는 드물게 분양 6개월 안에 완판에 성공하면서 주거가치를 입증했던 곳. 분양 당시에는 웃돈(프리미엄)이 많게는 7000만원까지 붙기도 했다.

그러나 입주가 시작된 이후로는 프리미엄 시세가 떨어지는 등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는게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근 2년여에 걸쳐 분양된 아파트가 실제 입주에 들어가면서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가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강센트럴자이1차가 위치한 감정동 N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 당시 3000만원 가까이 붙었던 웃돈이 지금은 1000만원 밑으로 떨어졌다"며 "분양가에 맞춰 팔아달라는 문의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잔금을 치른 상태에서 내놓는 매물은 원매자를 찾는데 시간이 걸리는 아픔은 있지만 큰 문제는 없다. 다만,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매수했던 투자자들 가운데 잔금 납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문제다. 

투자자의 경우 보통 전세 세입자를 구한 뒤, 세입자의 보증금을 잔금을 치르는 경우가 많은데,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세입자 구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잔금 마련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지역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김포한강신도시 일대 전셋값은 1억8000만~2억5000만원대. 예를 들어 한강센트럴자이1차 70㎡(전용면적)의 경우 2억3000만원 수준인데, 이는 한 달 전에 비해 약 1000만원 가량 떨어진 것이다.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은 은행권에서 부족한 자금을 빌려야 하지만 대출심사가 강화되면서 이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장기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 단지에서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주를 못하는 계약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정된 시일 내에 입주를 하지 않을 경우 계약자들에게 돌아가는 불이익이 크다"며 "향후 분양시장에 뛰어들 때는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 등 자금 마련에 대한 확실한 대책을 마련하는 등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GS건설의 '한강센트럴자이1차'의 견본주택 현장. 7개월만에 완판에 성공한 이 단지는 지난 1월부터 입주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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