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평택 고덕신도시와 부산 등 일부 지역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분양시장은 전반적으로 부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 인상과 입주대란 우려 등의 악재에 5월 '장미대선'이라는 변수까지 겹치면서 침체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분양권 거래건수는 132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07건)에 비해 약 6% 가량 감소했다. 3월 한달 기준으로는 469건으로 작년(696건과)보다 33%나 급감했다.

분양권 거래가 줄어든 이유는 서울 분양시장을 주도하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거래가 부진한 데 있다. 1분기 강남3구 분양권 거래건수는 160건으로 전년 동기(232건) 대비 31%나 줄었다. 

특히, 서초와 송파에서 거래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분양권 거래도 급감한 것. 이는 반포와 잠실 재건축 단지 이슈를 몰고 다닌 서초와 송파 지역 단지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수요자들이 분양권 매입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내년부터 부활되는 만큼 분양권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지만 오를대로 오른 가격이 부담이다. 

서초동 P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분양권에 웃돈이 붙어도 시장에서 수용가 가능한 수준이었지만 현재의 가격은 투자자들도 부담스러워 하는 정도가 됐다"며 "강남3구 이외의 지역에서 거래가 살아난다면 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시장이 침체된 상황인 만큼 반등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성적도 부진했다. 부동산정보업체 조사 등에 따르면 1분기 분양한 아파트는 72개단지 3만1730가구로 지난해 같은기간(108단지 4만808가구)보다 22% 줄었고, 줄어든 공급량 만큼이나 1순위 청약 마감률(47%)도 지난해 같은 기간(55%)에 비해 7%포인트 떨어졌다.

'11·3 부동산대책'으로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과 부산·세종시 등 청약경쟁이 뜨거웠던 지역에 대한 규제가 시작되면서 마감률도 덩달아 떨어진 것. 

특히, 지난해 2기 신도시 중에서도 관심이 가장 높았던 동탄2신도시의 경우 1순위 마감에 실패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연초 청약을 진행한 현대산업개발의 '동탄 아이파크'다.

반면, 규제를 피한 지역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이른바, '풍선효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분양이 시작된 평택 고덕신도시는 '동양 파라곤'과 '자연앤자이'가 모두 두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부산도 대책 적용을 받는 5개구(해운대구, 수영구, 동래구, 연제구, 남구)를 제외한 분양시장은 청약경쟁이 뜨거웠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한화건설이 분양한 '부산 연지 꿈에그린'은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  

그러나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들어서고 있는 만큼, 섣부른 투자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한문도 한국부동산학박사회 회장은 "동탄2신도시 등 주거가치를 인정받은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이상 과열은 투기세력이 주도하는 시장"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과 장미대선 등 변수가 산재한만큼 시장에 섣불리 뛰어들기 보다는 잠시 관망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 평택 고덕신도시, 부산 등 일부지역에서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1분기 분양시장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청약률이 높은 일부 지역도 11·3 대책을 피해 투자자들이 몰린 만큼 신중한 접근을 조언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일 평택 고덕신도시 내 첫 분양한 동양건설산업의 '동양 파라곤' 견본주택 앞 떴다방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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