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대통령선거를 30여일 앞두고 마침내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구도가 형성됐다.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리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으로 이번 대선도 1, 2위의 51%대 49%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2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 여론조사 격차가 불과 3%p로 좁혀지는 결과가 나오면서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4~6일 전국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한 지지율 조사에서 ‘문재인 38% 대 안철수 35%’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박빙의 경쟁구도는 민주당 경선에서 문 후보에 패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지지율이 옮겨간 까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세론이 꺾여 초조해진 문재인 후보와 바짝 추격중인 안철수 후보를 중심으로 프레임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각 진영간 경쟁에서 상대방을 특정 이미지로 굳혀 가둬놓으려고 하는 프레임 전쟁이 선거에서도 필수 요건이 된 것이다.

   
▲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여론조사 지지율 1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좌)와 2위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격차가 불과 3%p로 좁혀지는 결과가 나오면서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지도 주목된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후보는 최근 ‘사드 찬성’ 등 중도보수를 의식해 우클릭하는 안철수 후보에 대해 “적폐세력과 연대를 꾀한다”고 공격하는 등 ‘적폐 청산’의 프레임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안철수 후보는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적폐세력으로 몬다”고 비판하며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응수했다.

안철수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은 ‘무능력한 상속자’ 프레임을 만들었다. 스스로는 의사에서 사업가, 그 다음 정치가로 변신하는데 성공한 ‘자수성가’ 프레임을 강조해 대비시키는 모양새다. 

안 후보는 지난 4일 대전·충청·세종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능력없는 사람이 상속으로 높은 자리에 오르면 안된다”며 “무능력한 상속자에게 국가를 맡기면 안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후보는 경선 이후 처음으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을 찾아 화합 행보도 보였다. 두 사람의 지지세력을 의식한 것으로 당내에서도 안 지사 측 박영선 의원을 비롯해 이 시장 측 이종걸 의원, 대선 불출마 선언했던 김부겸 의원까지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 보수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우)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저조한 지지율 속에서도 보수표심을 잡기 위해 안철수 후보를 집중 공격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안철수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로만 가다가는 자칫 지지율이 거품처럼 빠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에서 골고루 1위를 달려온 문재인 후보가 지난 5년간 다져놓은 지지기반이나 그동안 선거캠프에서 영입한 인재풀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반면 안철수 후보의 추가 지지율은 부유하는 중도보수 표심인 만큼 얼마남지 않은 선거기간 안 후보는 묘책을 계속 만들어내야 하는 숙제가 있다. 보수의 본류라고 할 수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보수표심을 잡기 위해 안 후보를 집중 공격하는 상황이다.

안철수 후보가 최근 ‘사드 찬성’ 입장을 보였지만 국민의당 당론까지 확실히 뒤집을 수 있을지 검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후보는 안 후보에 대해 ‘박지원의 인형’이라는 프레임을 설정하고 최근 ‘깡철수’로 변신한 안 후보의 진면목을 확인하겠다고 나섰다.   

결국 이번 대선은 보수 유권자가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그 보수표심은 안철수 후보와 홍준표 후보로 구분되고 있다. 진보가 유행인 시대에 보수 유권자들이 최종 '뚝심'을 발휘할지 ‘차악’을 선택할지 여전히 유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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