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강동구가 2년간의 분양시장 훈풍을 뒤로하고 역전세난 위기에 몰렸다. 

특히 올해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되는 하반기에는 역전세난은 물론 전세 보증금을 받지 못하는 깡통전세까지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일 KB부동산시세에 따르면 서울 강동구 아파트 평균 전세시세는 올 들어서만 1.26% 하락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고 하락률이다. 연초 이후 아파트 전세시세가 1% 이상 내린 곳도 강동구가 유일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강동구는 지난 1월 한달에만 무려 3725가구 규모의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다. 단기간 아파트 입주물량이 몰리면서 전세가 급증, 시세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고덕시영 재건축)는 입주 당시 일주일 동안 최대 3000만원까지 전셋값이 하락했다. 현재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의 전세가격이 1월 4억2500만원에서 현재는 4억25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더욱이 고덕동 단지별 전세 시세를 보면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가 1㎡당 470만원으로, 6년 전인 2011년 입주한 '고덕 아이파크'(493만원)보다 오히려 낮은 만큼 역전세난 전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 2016년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 하락지역./자료제공=부동산114.

분위기 반등의 여지는 있다. 6000여가구 규모의 둔촌주공 1~4단지 재건축 관리처분 인가가 오는 5월 예정되면서 전세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5월 관리처분 인가가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오는 6~7월께 대규모 이주가 점쳐지고 있다. 

강동구 인근 P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관리처분 인가가 다가오면서 전세 문의 전화가 상당하다"며 "강동구의 현재 역전세난은 조만간 수그러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강동구 인근 B공인중개사 대표도 "강동구 특성상 지역 수요가 제한적인데 3500가구가 넘는 입주물량이 쏟아지면서 일대 전셋값이 떨어졌다"면서도 "올 하반기 둔촌주공 등 재건축에서 이주민이 생기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편 강동구는 올 하반기 둔촌주공 6000가구, 길동 신동아 1200가구 등 대형 재건축 단지들의 본격 이주가 대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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