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출범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분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인터넷 전문은행인 K뱅크가 출범 초반부터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키면서 국내 시중은행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K뱅크는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출범 나흘 만에 신규계좌 가입건 수 10만 건을 돌파하는 등 순항중이다.  K뱅크에 이어 오는 6월 카카오뱅크까지 출범을 예고하면서 인터넷은행이 국내 금융시장 판도에 지각변동을 불러올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 인터넷 전문은행인 K뱅크가 출범 초반부터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키면서 국내 시중은행들이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사진제공=K뱅크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인터넷은행 출범에 따른 고객이탈을 막기 위한 대응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서비스 편의성에 초점을 둔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우대 금리 등을 토대로 한 신규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K뱅크는 시중은행보다 높은 예금금리와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함으로써 고객확보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인터넷은행 특성상 영업점 및 인력관리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점을 감안, 여기서 확보한 비용절감분을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다.

실제 K뱅크는 출범과 함께 시중은행보다 0.5%가량 높은 연 2%대의 정기예금과 4.18~9%의 파격적인 대출상품 등을 내놓았다. 이 같은 가격 경쟁력을 강점으로 금융시장에 뛰면서 기존 은행권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은 고객이탈을 막기 위한 대응책에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당장 우리은행은 최고 금리 연 2%대의 정기예금과 연 2.2%의 적금상품을 포함한 ‘위비 슈퍼 주거래 패키지 2’를 선보였다. 급여이체와 공과금 납부, 신용카드 결제 계좌 등 주거래 요건을 총족, 우대금리를 모두 받으면 연 2%의 금리를 제공한다.

신한은행은 모바일로 전‧월세 자금을 빌려주는 ‘써니 전월세대출’을 출시했다. 써니뱅크 애플리케이션에서 신청할 수 있으며, 대면 업무가 필요하면 은행 직원이 직접 고객을 방문한다. 써니뱅크를 이용한 전세대출은 온라인 전세대출 임차보증금 비율을 80%에서 90%로 높였고 반월세 대출도 가능하다. 대출금리는 최저금리 기준으로 0.2% 낮췄다.

KEB하나은행은 마이너스통장 대출한도의 10%까지 연 0%의 금리를 적용하는 ‘ZERO 금리 신용대출’을 내놨다. 한도 약정액의 10%까지, 최대 200만원 내에서 이자를 내지 않아도 되는 상품이다. 7월 말까지 판매한다.

인터넷은행은 산업자본이 은행과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를 소유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막아놓은 은산분리를 완화하지 못한 채 출범한 탓에 '태생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는 우려가 짙다. 그럼에도 인터넷은행의 출범으로 인한 시중은행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김도진 IBK은행장은 “겁이 덜컥 난다”며 인터넷은 “인터넷뱅크 출범으로 인해 금융환경은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장들 역시 인터넷은행 출범에 따른 금융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으로 금융권의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환경 변화에 맞춰 시중은행의 영업 전략도 바뀔 수밖에 없는 시점에 놓인 것은 분명하다”며 “인터넷은행의 성장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인터넷은행에 맞서 은행만의 선보일 수 있는 차별화된 금융서비스 개발에 고심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