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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흥행'…홍준표 부진과 유승민의 패착
우익의 개인·기회주의 정치가 자중지란 불러…좌익의 조직정치에 밀려
승인 | 편집국 기자 | media@mediap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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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4-11 10: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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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명 논설주간
대선 약 한 달을 남겨두고 대선구도가 문재인 후보 대 안철수 후보의 대결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필자는 이러한 원인 중 하나가 소위 자유한국당이란 우익정당을 이번 대선에서 의도적으로 '왕따' 시키는 언론의 불공정 보도를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남 탓은 사실 둘째 문제다. 근본적인 원인은 우익정당 스스로 오랫동안 자기 무덤을 파면서 자멸해온 데 있다.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라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찬반 문제로 구(舊) 새누리당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해 대선을 정상적으로 치를 수 없게 만들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우익성향의 국민을 탄핵 찬반으로 쪼갠 것이다.

이렇게 되다보니 우익세력에게는 대통령 탄핵을 막지 못한 무능한 자유한국당과, 탄핵에 앞장선 배신자들의 소굴인 바른정당으로 각인되어 동반추락하게 된 것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잘잘못을 떠나 어찌됐든 대통령을 만든 정당의 자중지란은 지지층을 분열시키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의 유승민 후보는 엄밀히 말해 정상적인 우익의 후보가 아니다. 정상적인 후보가 아니라는 이야기는 딴 게 아니다. 탄핵정국이란 광풍 속에서 움츠릴 대로 움츠리다가 탄핵이 되자마자 허겁지겁 엉겁결에 나온 후보란 얘기다.

제대로 된 준비과정과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 국민에게 얼굴을 알리고 각인시키는 기간이 턱 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두 정당은 경선을 했는지도 모르게 경선을 거쳤고 컨벤션 효과도 전혀 누리지 못했다. 반면에 문재인 후보는 촛불정국, 탄핵정국에서 여기저기 얼굴을 내밀고 언론을 자주 탔다. 사실상 선거운동을 한 꼴이었다.

이것은 홍 후보, 유 후보와 문 후보의 출발선이 처음부터 달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홍준표 후보는 이제 막 출발하는 선인데 문 후보는 이미 300미터 쯤 앞에서 달려가는 꼴이라는 얘기다. 그러다보니 홍준표가 우익의 대표선수라는 인식이 희미해졌고 문재인과 대립각을 세운 안철수가 반사이익을 누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10일 경남도청 신관 대강당에서 경남도지사 퇴임식 연설 도중 울먹이며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사진=홍준표 대통령 후보 캠프

좌익의 개미정치, 우익의 배짱이 정치

유승민 후보의 부진은 필자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배신을 좋아하지 않는다.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국민이라도 박근혜로 인해 정치적 수혜를 입어온 자가 정권 내내 불화를 겪다 대통령을 탄핵시키는데 앞장을 섰던 자를 대권주자로 인정할 리가 만무한 것이다. 이런 후보이니 아무리 크게 지지를 얻는다 해도 소속정당 지지율을 뛰어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유승민이라는 인물 경쟁력이 남다른 것도 아니지 않은가. 더욱이 우익의 절반 이상, 아니 그 이상으로 압도적 비토를 받는 자가 우익의 대표선수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것은 상식에 관한 일이다. 이런 마당에 한국당은 바른정당에 매달리는 꼴을 연출하고 있고 바른정당은 있으나마나한 정당처럼 존재의미를 상실해가고 있다. 홍 후보에 하나 조언 한다면 바른정당 뒤꽁무니나 쫓고 매달리는 듯한 태도는 당장이라도 고치는 것이 지지를 얻는데 나을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 우익이 이렇게 어려운 곤경에 처한 것은 결정적으로 우익의 분열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우익의 배부른 개인 정치가 좌익의 치열한 조직 정치에 졌다는 사실이다. 좌익은 인물에 기댄 선거는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사실상 끝이 났다. 보스정치가 막을 내린 것이다. 노무현도 문재인도 조직 정치의 산물이다. 노무현이 돌풍을 일으킨 것도 좌익 조직의 힘이 없었다면 과연 가능했을지 모르는 일이다.

문재인은 더하다. 좌익은 인물 하나에 기대를 걸고 인물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정치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꾸준히 이념적 좌표를 잃지 않고 초지일관 반대한민국적 가치관을 잃지 않으면서도 때마다 대중성을 가미해 국민들의 입맛에 대처해왔다. 그러나 우익은 이회창 이명박 박근혜 그 때마다 인물 한 명에 매달리는 정치를 해왔다. 그러니 이념적 조직이나 교육의 필요성도 못 느꼈고 우익의 가치니 하는 것들은 신경도 안 썼던 것이다.

   
▲ 유승민 후보는 박근혜로 인해 정치적 수혜를 입었지만 정권 내내 불화를 겪다 대통령을 탄핵시키는데 앞장을 섰다. 바른정당이 지지부진한 이유다. /사진=유승민 후보 페이스북

우익은 예고된 운명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

당에 인물을 영입하는데도 우익정치를 펼칠 인재보다는 주로 명망가와 고관대작 출세한 자, 돈 많은 지역의 토호들을 중심으로 골라 들여왔던 것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개인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지 이념과 가치를 추구하는 정당 정치에 충성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런 정당에서는 권력의 향배에 따라 줄을 잘 대는 기회주의 정치가 빛을 발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좌익이 정치와 언론 사법 교육 시민사회 등 분야에 대한 조직력을 확대해나가는 동안 우익은 이렇게 개인 정치와 탐욕의 정치가 만개해왔으니 시간이 흐를수록 세가 기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명색이 우익정당이라는 자유한국당과 자칭 합리적보수 세력이라는 바른정당에 이념과 가치는 없고 대개 이런 현상이 지배하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번 대선에서 우익의 분열과 자중지란은 이렇게 잘못된 정치를 해온 적폐가 쌓인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익은 인물 하나 잘 만나 해온 행운의 정치를 이제 끝내야 한다. 인물에만 기대면서 실력은 쌓지 않고 준비도 없이 허송세월한 결과가 오늘날 우익정당과 우익정치 우익시민사회의 이 몰골과 현실 아닌가.

이번 대선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우익이 지금이라도 달라지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이번 대선은 우익의 멸망을 알리는 종말의 전주곡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이 예고된 운명을 바꾸는 것도 결국 우리 손과 의지에 달렸다. /박한명 미디어펜 논설주간
[박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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