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형제·선후배보다 우승이 먼저문태종 김종규 문태영 양동근 승부사 4인방 설전

 
남자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1일 오후 130분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 간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4선승제)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 2013-2014 프로농구 개막전 모습./뉴시스
 
이날 미디어데이는 감독 그룹과 선수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양 팀 감독들이 한 차례 불꽃을 튀기고 간 뒤 선수들이 등장했다.
 
LG에서는 문태종(39)과 김종규(23)가 대표선수로 나섰고 모비스에서는 문태영(36)과 양동근(33)이 참석했다. 현역들은 달랐다. 감독들보다 한층 더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문태종은 "많은 팬들이 기대해도 좋을 재미있는 경기가 나올 것 같다. 모비스와는 정규리그에서도 나란히 상위권을 달렸고 팀 구성원 간 인연도 특별하다""개인적으로 동생(문태영)과 챔피언결정전 자리에 함께 서게 돼 기분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김종규는 "프로 데뷔 후 첫 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밟게 돼 영광이다. 쉽게 오지 않는 기회를 잡았다""단기전인만큼 특별한 변화를 주기보다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즐겁게 경기를 하겠다. 챔피언결정전이라고 해서 큰 부담은 없다. (신인인만큼)잃을 것이 없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양동근은 "지난 시즌에 이어 2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오게 돼 기쁘다""플레이오프에 오면 정규리그 때와는 다른 긴장감이 느껴진다. 이번에도 재미있는 경기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문태영은 "(지난 시즌 우승을 했는데)올해도 결승에 오게 돼 기분이 좋다""()태종이 형과 만나게 됐는데 최대한 팀플레이에 집중하며 상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챔피언결정전 최고의 이슈는 역시 문태종·문태영 간의 '형제 대결'이다. 각각 LG와 모비스의 핵심 멤버로 활약하고 있는 이들은 형과 동생의 관계를 떠나 적으로서 맞대결을 펼친다.
 
문태종은 "어렸을 적부터 함께 농구를 자주 했다. 같은 편보다는 서로 상대편에 있을 때가 훨씬 많았다. 당시에는 제가 더 많이 이겼지만 이제는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태영이는 단점이 없는 선수다. 그를 막기가 굉장히 까다롭다. 동생을 잘 수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문태영과의 대결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문태영은 "형과 농구를 하며 많은 것들을 배웠다. 항상 형을 존경했다""하지만 이제 나이도 먹고 각자 해외 무대에서 뛰며 경험도 충분히 쌓았다. 최근 형이 (나이가 들어서)자주 넘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제가 한 발 더 많이 뛴다면 태종이형을 빨리 지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한 번 두고 보자"고 선전포고를 했다.
 
선후배 간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김종규는 "올 시즌 LG 유니폼을 입으며 구성원들이 워낙 좋아서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정규리그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꼭 우승을 해보고 싶다. 기술이 뛰어난 ()지훈이형을 10점 아래로 막아 보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대학 때는 워낙 우승을 많이 해서 나중에는 약간 무덤덤해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절실한 마음이 있다""어떤 우승 세러모니를 할지는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 다만 지난 미디어데이 때 말했던 ()시래형을 업고 코트를 돌겠다던 약속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이 얘기를 듣고 있던 양동근은 "()종규가 대학 때 우승을 많이 해봤다고 하는데 정말 부럽다""종규가 시래를 업고 세러모니를 하는 꼴을 못 보겠다. 우리가 우승을 해서 종규 등에 업히겠다"고 받아쳤다.
 
한 차례 창피를 당한 김종규도 반격을 했다.
 
2연속 챔피언결정전 MVP에 도전하는 양동근이 "만약 올해도 내가 수상을 하게 된다면 상금 1000만원을 좋은 곳에 쓰겠다"고 말하자 김종규는 "MVP를 많이 받아본 ()동근이 형이 좋은 곳에 상금을 쓴다고 했는데 만약 상을 받게 된다면 저 역시 그렇게 하겠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 최종 스코어를 묻는 질문에 문태종과 김종규는 42패를 꼽았다.
 
김종규는 "현재 팀이 연승을 달리고 있는 만큼 한 번 지면 타격이 있을 수 있다. 가능하다면 연승으로 승부를 끝내고 싶다"4연승에 대한 욕심도 나타냈다.
 
양동근은 "5차전 안에 우승을 확정짓고 싶다. 기왕이면 저희 홈에서 이겼으면 좋겠다"고 했고 문태영은 "개인적으로 징크스가 있어서 승패에 대한 예상을 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LG와 모비스의 챔피언결정 1차전은 오는 2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