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42패로 끝내겠다' 한목소리LG·모비스 챔프전 미디어데이 개최

 
"42패로 끝내겠다."
 
올 시즌 남자프로농구 '왕좌 타이틀'에 도전하는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가 자신들의 승리를 장담했다.
 
   
▲ 2013-2014 프로농구 개막전 모습./뉴시스
 
남자프로농구를 주관하는 KBL1일 오후 130분 창원실내체육관에서 LG와 모비스의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4선승제)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올 시즌 정규리그 1, 2위를 차지한 LG와 모비스가 나란히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LG와 모비스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각각 부산 KT와 서울 SK를 침몰시켰다.
 
기록만 놓고 보면 사실상 전력 차이가 없다. LG와 모비스는 정규리그에서 똑같이 4014패씩을 거뒀다. 팀 간 공방율에서 LG가 앞서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상대 전적도 33패로 같다.
 
구단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LG이다. 구단 창단 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리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LG는 내친김에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도전한다. 달성한다면 이 역시 사상 첫 통합우승이다.
 
모비스는 '어게인(Again) 2013'을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 SK에 밀려 아쉽게 정규리그 2위에 그친 모비스는 플레이오프에서 7연승(인천 전자랜드전 3-0 ·SK4-0 )을 거두며 단숨에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올랐다.
 
모비스(4)가 이번에도 '최후의 승자' 시나리오를 완성시킨다면 전주 KCC와 함께 플레이오프 최다 우승팀(5) 반열에 오를 수 있다.
 
미디어데이 무대가 마련돼 있는 코트 위로 등장한 양 팀 감독들은 곧바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당찬 포부로 상대팀에 선전포고를 했다.
 
LG13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끈 김진(53)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많은 만큼 도전한다는 마음을 갖고 정규리그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경험과 자신감이 쌓였고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챔피언결정전에서도 정규리그 때와 같이 플레이한다면 이번에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실 기술적인 면에서는 우리가 모비스보다 나은 것이 없다. 또 경험도 모비스가 훨씬 풍부하다""다만 우리는 팀이 젊기 때문에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강한 도전 의지와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백업 멤버들도 코트 위에 들어가면 항상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현재 연승을 달리고 있는 기세와 패기 등을 앞세워 상대가 경험을 발휘하기 전에 승부를 보겠다. 6차전 42패 우승을 예상한다"고 전했다.
 
'만수' 유재학(51) 모비스 감독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서로 특별한 인연을 지니고 있는 두 팀이 결승전에서 만나게 됐다. 볼거리가 많은 만큼 이번 챔피언결정전이 농구 인기를 끌어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운을 뗀 뒤, "단기전은 집중력 싸움이다. 우리는 경험을·LG는 젊은 패기를 무기로 삼아 모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 감독은 또 "농구는 흐름 싸움이다. 이런 면에서 LG는 굉장히 흐름을 잘 타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LG의 흐름을 끊는 것에 초점을 두고 경기를 하겠다""아무래도 경험은 우리가 우위에 있다. 원래 가지고 있는 장점을 잘 살려 재미있게 경기를 하겠다. 1차전 패·2차전 승·3차전 승·4차전 패·5·6차전 승리까지 해서 최종 스코어 4-2로 챔피언결정전을 마무리짓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일정이 빽빽하다. 오는 5일까지 4경기를 치러야 한다. 체력이 변수가 될 수 있다.
 
김 감독은 "팀이 젊기 때문에 체력싸움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그렇지 않다. 승부에는 다른 요소들도 많다""7차전까지 간다면 모르겠지만 단기전이기 때문에 우리가 유리한 점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유 감독은 "경기 일정에 대한 부분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와 LG 모두 정규리그 54경기를 거쳐 여기까지 왔다. 나이를 떠나서 양팀 모두 체력이 소진된 상태"라며 "올 시즌 농구의 마지막 축제에서 체력으로 인해 경기력이 떨어진다면 그것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백업 멤버 싸움도 치열하다. 의외의 인물이 승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다.
 
김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 올라온 만큼 모비스는 단 한 명의 선수가 이끄는 팀이 아니다""모비스에는 양동근·문태영·함지훈 등 훌륭한 선수가 많다. 다만 리더 양동근의 백업 멤버들이 얼마나 그 역할을 잘해 줄지가 관건이다. 이대성의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고 모비스의 불안 요소를 집었다.
 
유 감독은 "식스맨은 감독의 지시에 따라 자신이 해야 할 역할만 해주면 된다. 큰 활약을 바라지는 않는다""정규리그에서는 화려한 백업 멤버가 일정 소화에 도움이 되겠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선 얘기가 다르다. 오히려 선수 구성이 많이 바뀌면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우리 팀 백업 멤버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지만 식스맨들이 최소한의 역할만 해준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태종(39·LG)과 문태영(26·모비스) 간의 '형제 대결'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 감독은 "문태종은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선수다. 특히 지난 시즌 ()태영이가 모비스에서 우승을 경험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많이 받았다""체력적인 부분은 동생보다 떨어지지만 경험 면에서는 문태종이 앞선다. 정규리그 우승 역시 문태종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줬기에 가능했다"며 애제자의 기를 살렸다.
 
유 감독은 "정규리그 마지막 LG전에서 태영이가 형 태종이를 많이 의식하는 것 같았다""당시 태영이의 경기 내용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라도 상대를 의식하게 되면 몸에 힘이 들어가고 팀 플레이가 잘 안 된다. 이번에는 태종이를 의식하지 말고 플레이를 해주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LG와 모비스의 챔피언결정 1차전은 오는 2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