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몬스터 류현진(27.LA다저스)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새로운 구종은 없었지만 커브라는 비장의 무기를 갖고 있었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본토 개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 류현진/AP=뉴시스

류현진은 지난달 23일 호주 개막전에 이어 본토 개막 경기까지 무실점 투구를 선보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 16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고 탈삼진도 무려 7개나 솎아냈다. 류현진의 위기관리능력은 더욱 빛이 났다.

류현진의 진화 비결은 바로 '커브'였다. 올 시즌 류현진의 커브는 '폭포수'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큰 낙차를 보였다.

류현진은 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 등 3가지 구종의 변화구를 구사한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구사한 변화구 중에서는 체인지업(22.4%)을 가장 많이 던졌고 반면 커브(9.6%)를 가장 적게 던졌다.

지난해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꼽히는 명품 구종으로 자리매김했으나 커브는 특별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시범경기부터 커브를 적극 사용하고 있는 류현진은 정규리그에서도 비슷한 패턴으로 타자를 상대하고 있다.

올 시즌 2차례 정규리그 등판에서 류현진이 던진 커브의 비율은 14.9%로 슬라이더 비율(13.8%)보다 높다. 커브가 더 이상 '보여주는 구종'이 아니라는 의미다.

캘리포니아 지역 언론인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지난달 31일 메이저리그 전문사이트인 브룩스베이스볼(BrooksBaseball)을 인용, "류현진은 지난해 10월 플레이오프 때와 비교해 2배 가까이 낙차가 커진 커브를 구사한다"고 보도했다.

다저스 주전포수 A.J. 엘리스(33)도 "류현진이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등판 중 가장 예리한 커브볼을 구사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류현진은 지난해 자신에게 붙은 의구심을 모두 떨쳐냈다"며 "올 시즌은 더욱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고 예상한다"고 치켜세웠다.

새로운 구종을 추가하는 대신 겨우내 커브를 한층 더 예리하게 가다듬은 류현진의 노력이 시즌 초반부터 빛을 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