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충당금 부담액 증가로 실적 '빨간불'
[미디어펜=백지현 기자]대우조선해양에 대한 P플랜(Pre-packaged Plan)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중 은행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P플랜(Pre-packaged Plan)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중 은행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P플랜에 돌입하게 될 경우 시중은행이 추가로 감당해야 하는 충당금 부담액은 늘어날 전망이어서 당장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17~18일 열리는 대우조선 사채권자 집회가 한회라도 부결될 경우 채권당과 금융당국과 협의해 4월 회사채 만기일 21일 전후로 P플랜에 돌입할 계획이다.

산은은 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시점부터 이미 P플랜에 대한 서류 작업에 돌입해 현재 P플랜 준비를 사실상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산은과 국민연금이 대우조선 채무조정안을 둘러싸고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있어 사실상 합의가 물 건너 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며 “P플랜으로 돌입할 시 은행이 짊어져야 할 부담 역시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민연금이 대우조선 지원에 난색을 보이면서 사실상 P플랜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고 시중은행들 역시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덧붙였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대우조선이 P플랜으로 가면 시중은행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충당금은 조건부 자율협약과 비교해 배 이상의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시중은행 중 대우조선 위험 노출액이 가장 많은 곳은 하나금융으로 4989억원의 충당금을 쌓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조건부 자율협약 시 쌓아야 할 금액인 3427억원에 비해 1500억원이상 많은 수준이다. 1분기에 대우조선 리스크를 모두 털고 간다면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KB금융은 863억원에서 2750억원으로 3배가량 늘어나게 된다. 이미 충당금을 쌓은 우리은행 역시 19억원에서 429억원으로 400억원 이상 증가한다. 신한지주는 P플랜 가동시 1270억원의 충당금을 새로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대우조선이 P플랜으로 돌입하게 되면 은행권이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충당금으로 인해 1분기 또는 2분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은행권 관계자는 “대우조선에 대한 P플랜이 가동될 경우 단기 순익에 미치는 악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대우조선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을 하루라도 빨리 완전히 해소하고 간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