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서울, 히로시마와 2-2…추가시간 하파엘 페널티킥으로 기사회생

 
FC서울이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서울은 1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와의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하파엘이 페널티킥을 성공해 2-2로 간신히 패배를 모면했다.
 
   
▲ 프로축구 자료사진
 
챔피언스리그 3경기 연속 무승(2무1패) 부진에 빠진 서울(1승2무1패·승점 5)은 조 3위에 머물렀다. 히로시마(1승2무1패·승점 5)는 2위다. 승점은 서울과 같지만 상대전적(1승1무)에서 앞섰다.
 
서울은 지난 19일 일본 히로시마의 육상경기장에서 원정경기로 가진 3차전에서 1-2 패배를 안긴 2012·2013년 J리그 챔피언 히로시마에 설욕하기 위해 실험 중인 쓰리백이 아닌 포백 수비를 택하고, 공격에서 수비까지 최정예들을 포진시키는 한편 초반부터 과감한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오히려 히로시마가 먼저 치고 나섰다. 전반 20분 히로시마의 프리킥에 이은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히로시마의 미드필더 노츠다 가쿠토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0-1로 뒤진 서울은 점수를 만회하기 위해 맹공을 퍼부었으나 전반 24분 김현성, 45분 오스마르의 슈팅이 모두 불발되는 등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 히로시마의 골문을 좀처럼 열지 못했다.
 
 후반전이 시작되면서 최용수 감독은 하파엘을 투입해 공격루트에 변화를 시도했다. 작전은 맞아 떨어졌다. 후반 8분 윤일록이 만회골을 터뜨리며 서울은 승부를 1-1 원점으로 되돌렸다.
 
 그러나 히로시마의 수비수 황석호가 후반 24분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3월6일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 대표팀의 그리스 평가전에 참가하지 못한 황석호의 성공적인 복귀는 환영할만 했으나 서울에는 치명적인 일격이었다. 
 
 서울은 이후 다시 골 만회를 위해 애썼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1-2 상황이 이어지며 서울의 패색이 점점 짙어졌다. 
 
 마침내 서울이 반전 기회를 잡았다. 후반 43분 공중볼을 따내기 위해 뛰어오르는 김현성의 유니폼을 히로시마의 수비수 미즈모토 히로키가 뒤에서 잡아당기다 경고를 받았다. 
 
그는 경고누적으로 퇴장을 당했고 서울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그러나 오스마르의 회심의 슈팅이 히로시마의 골키퍼 타쿠토 하야시의 선방에 막혔다. 오스마르는 지난 3월23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4 K리그 3라운드(0-1 패)에서도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페널티킥이 실패로 돌아갔지만 후반 추가시간에 또 한 번 반전 기회가 만들어졌다. 이번에도 김현성이었다. 김현성이 패스를 받는 상황에서 히로시마의 수비수 치바 가즈히코가 그를 잡아끌어 넘어뜨려 경고를 받게 되면서 또 한 번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이번에는 하파엘이 키커로 나서 이를 침착하게 성공해 극적인 2-2 무승부가 연출됐다. 
 
 그 순간 서울이 패한 것으로 여기고 쓸쓸히 자리에서 일어서던 수호신(FC서울 응원단) 등 관중들이 내지른 부부젤라 소리보다 더 큰 환호성으로 서울월드컵 경기장이 출렁였다. 
 
 서울과 히로시마의 무승부, 이날 이보다 앞서 열린 센트럴코스트 마리너스 FC(호주)와 베이징 궈안(중국)전에서의 센트럴코스트의 승리(1-0)로 F조 순위는 1위 센트럴코스트(승점 6·2승2패)을 제외한 나머지 3팀이 동률(승점 5·1승2무1패)를 이루게 됐다. 다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히로시마가 2위, 베이징이 3위에 자리했고, 서울은 4위로 한 계단 내려갔다.
 
 울산현대는 중국 귀저우의 구이양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펼쳐진 귀저우 런허(중국)와의 대회 H조 조별리그 4차전 원정경기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울산(2승1무1패·승점 7)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2승2패·승점 6·호주)와 가와사키 프론탈레(2승2패·승점 6·일본)에 승점 1점 차로 앞서며 간신히 조 선두자리를 지켰다. 
 
 귀저우(1승1무2패·승점 4)는 대회 마수걸이 승을 챙겼지만 순위는 여전히 최하위다. 
 
 출발은 울산이 좋았다. 선제골을 뽑아내며 홈팀의 기를 눌렀다. 
 
 전반 34분 유준수가 귀저우 장리에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득점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귀저우의 파상공세에 울산의 수비벽이 힘없이 무너졌다. 
 
 전반 39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천즈지에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울산은 후반 6분과 36분 두 골을 더 내주며 고배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