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의 2년차 우완 투수 조상우(20)가 연일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이며 불펜에 힘을 보태고 있다.

조상우는 지난 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홈 개막전에 두 번째 투수로 나서 2이닝 퍼펙트로 팀의 9-3 역전승에 기여했다.

   
▲ 1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루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목동 개막 경기, 두산 5회초 공격때 넥센 투수 조상우가 마운드에 올라 투구하고 있다/뉴시스

넥센 선발 브랜든 나이트는 4회까지 무려 6개의 볼넷으로 내주면서 흔들렸다. 홈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나이트는 피안타는 2개로 막았지만 스트라이크 존 적응에 애를 먹으면서 이닝당 20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3회 2사 만루에서 나온 좌익수 로티노의 어이없는 실책은 나이트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했다.

염경엽 감독은 1-3으로 끌려가던 5회초 나이트를 빼고 조기에 불펜진을 가동했다. 먼저 부름을 받은 선수가 조상우였다.

조상우는 최고 구속 154㎞에 이르는 강속구로 두산 타자들을 잠재웠다. 클린업 트리오 김현수-칸투-홍성흔을 플라이 2개와 땅볼로 요리하더니 6회에도 이원석-양의지-김재호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이중 이원석과 김재호는 삼진으로 돌아섰다.

총 투구수 29개 중 19개가 스트라이크로 기록됐다. 최고 무기인 직구가 19개로 가장 많았다.

조상우는 6회 윤석민의 만루 홈런으로 넥센이 역전에 성공하면서 데뷔 2년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첫 승 기념구는 4번타자 박병호가 챙겨 조상우에게 건네줬다.

조상우는 "첫 승을 해서 마냥 좋을 줄 알았는데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얼떨떨해 했다.

조상우는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유망주다. 빠른 공과 186㎝ 97㎏의 탄탄한 체격으로 '넥센의 미래'로 불린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구위를 가다듬은 조상우는 "이제는 거의 원하는 곳으로 공을 던질 수 있다. 컨트롤도, 구위도 좋아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조상우를 홀드왕 한현희에 앞서 나가는 필승조로 활용할 계획이다.

조상우는 자신의 보직에 자신감을 보였다. 조상우는 "중간투수로서 애니콜 같은 투수가 되고 싶다. 언제든지 부르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거의 매일 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2년차다운 패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