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서울 동남권(강동구 일대)에 이어 마곡과 김포한강신도시에서도 전셋값 하락 기미가 나오고 있다. 수요를 웃도는 입주 물량이 쏟아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시장도 상승행진을 멈추고 조정국면에 접어드는 모습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들 3곳에서는 올들어 이달말까지 약 7000가구가 집들이를 했거나 앞두고 있다. 입주물량이 일시에 몰리면서 전셋값도 약세롤 돌아선 것이다.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강동구의 경우 올들어 전셋값이 2.1% 떨어졌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자치구 중 낙폭이 가장 컸고, 마곡지구가 위치한 강서구(-0.6%)와 김포한강신도시도(-0.4%)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셋값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던 강동구는 지난 1월 한달에만 3700여가구의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곳으로,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고덕시영 재건축)의 경우 전용면적 59㎡(이하 전용면적)를 기준으로 1월 4억2500만원에서 현재 4억250만원 수준으로 하향조정된 상태다.

마곡지구도 다음달 '마곡 13단지 힐스테이트 마스터' 입주를 앞두고 조정국면에 들어섰다. 1194가구의 새 아파트가 쏟아지면서 84㎡ 기준으로 전셋값이 5억원에서 최근 4억3000만원으로 뚝 떨어진 상태. 마곡지구는 앞서 지난해 9월 마곡 11단지 입주 당시에도 전셋값이 떨어지는 현상을 겪기도 했다. 

   
▲ 올해 전국적으로 입주물량이 상당한 가운데 새아파트가 몰린 서울 마곡과 강동구, 수도권의 김포한강신도시 등에서 전셋값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사진은 마곡지구가 인근에 위치한 지하철9호선 마곡나루역 인근 전경.

김포한강도 비슷한 상황이다. 김포한강신도시는 올해 1만1000여가구가 입주가 예정된 상황으로 수도권에서는 물량이 가장 많다. 이 가운데 4500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했는데, 마곡과 강동구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는 물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지역 중개업소에 따르면 현재 김포한강신도시 일대 전셋값은 1억8000만~2억5000만원대.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한강센트럴자이1차 70㎡의 경우 2억3000만원 수준인데, 이는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약 1000만원 가량 떨어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대규모 입주가 시작되는만큼 지역적 편차는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전셋값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곡지구 M중개업소 관계자는 "마곡의 경우 전셋값 하락보다는 상승폭이 둔화된 측면이 강하다"면서 "입주아파트가 쏟아질 때마다 전셋값 하락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곡과 강동구의 경우 단기적으로 약보합세를 보이다가 다시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주택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전셋값 하락은 입주물량이 쏟아질 때 나오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곡의 경우 LG사이언스파크 조성이 완료되지 않았고, 강동구는 둔천주공 등 재건축 이주 수요가 있는 만큼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많다"고 전망했다.

반면, 김포는 전셋값 약세 흐름이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관계자는 "김포의 경우 서울접근성이 이전보다 나아지기는 했지만 외부 수요를 끌어들일만한 특별한 메리트는 없다"며 "올해 1만여가구의 입주물량과 함께 분양물량도 상당해 미분양·미입주 등 최악의 사태로 흘러갈 우려도 없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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