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과는 별개로 그의 테마주인 안랩 주가는 하락 추세다. 당선 시에도 백지신탁을 해야 하는 등 정치적 수혜요인이 줄어들었다는 이유도 있지만, 대선을 코앞에 앞둔 지금 정치 테마주 자체의 거품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정치테마주 관련 단속을 강화하며 과열거래 양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코스닥 상장기업 안랩의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안랩 주가는 전일 대비 7.34% 하락한 10만 3500원을 기록 중이다.

   
▲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로써 안랩 주가는 닷새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선까지 반등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1년 동안 6만원대를 유지하다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인 뒤 지난 달 3월 31일에는 장중 14만 9000원까지 올랐던 안랩 주가가 이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흥미로운 것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대선 지지율은 상승세라는 점이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마저도 승리할 것이라는 조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전 대표가 직접 창업한 안랩의 주가는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우선 안랩에 내재된 이유가 거론된다. 안 전 대표는 지난 6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번 대선에 당선되면 안랩의 주식 186만주를 법대로 전부 백지신탁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안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백지신탁 과정에서 대규모 매물이 나올 수 있고 회사 주인이 바뀌는 등 경영권 리스크가 생긴다. 최대주주가 바뀌면 경영권 불안요인이 생길 수도 있다.

이와는 별개로 더 이상 ‘대선 테마주’가 효력을 발휘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형 증권사 한 트레이더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박근혜 당시 후보와 관련된 종목들도 상승 랠리를 펼치다 당선 이전 특정 시점부터 하락세를 보였다”면서 “한 번 차트가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하락세가 시작되는데 이 과정에서 정보가 부족한 개인투자자들의 손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선 관련주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온 금융당국은 대선주와 관련해 행여 발생할 수 있는 투자자들의 손실을 막기 위해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증권선물위원회(위원장 정은보)는 정치관련주를 미리 사들인 뒤 주가가 오르자 팔아 1300만원을 챙긴 A씨와 같은 종목의 주가를 조종해 36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B씨 등 2명을 적발해 지난 12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통보했다. 이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허위정보를 살포하거나 거래창에서 매매를 유인하는 방식으로 불공정거래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급등하는 정치테마주는 투자 위험이 매우 높다”며 “투자자들 자신이 기업의 실적 등을 꼼꼼하게 살피고 증권게시판이나 SNS 등을 통해 유포되는 악성 루머나 풍문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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