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리당? 새민련? 여야 약칭 신경전 가열

 
"새민련은 말로만 새 정치를 외치고 있다.", "새리당은 진정성 있게 응답하길 바란다."
 
여야 공개 회의나 공식 브리핑 장소에서 이같이 기존에 없던 당명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당 약칭 문제를 놓고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 당 약칭을 자신들이 원하는대로 국민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
 
새누리당 지도부는 2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약칭''새정치연합'으로 해달라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일제히 '새민련'으로 지칭해 발언을 이어갔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새민련이 말로는 새 정치를 외치면서 행동은 거리정치, 구태정치를 반복하고 있다"고 했고, 홍문종 사무총장은 "새민련 안철수 공동대표가 기초공천 약속이행을 촉구 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당의 공식 '' 역할을 하는 홍지만 원내대변인도 이날 정론관에서 마이크를 잡고 "오늘 안철수 새민련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그동안 보여줬던 '여당 탓'의 연장선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강한 불만을 표시하는 동시에 새누리당을 '새리당'이라고 호칭하며 반격에 나섰다.
 
박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이날 국호 정론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새리당 정권은 제1야당 대표의 충정이 가득 담긴 제안에 대해 진정성있게 응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새리당 정권은 여야 공동 민생개혁회의를 정례화하자는 제안과 국가 대타협위원회와 여야 공동 대북특사단 구성에 대해서도 성의있게 응답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윤석 수석 대변인도 "새누리당이 계속해서 '새민련'이라고 약칭하는데, 새누리당을 '헌누리당'이나 '새리당'이라고 부르면 좋겠느냐"라며 "다시 한번 공식 명칭과 약칭을 사용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김정현 부대변인은 "금도도 없고 예의도 없는 새누리당의 치졸한 작태"라며 "약속 파기 정당으로 낙인찍히자 이제는 남의 이름 멋대로 바꿔 부르기로 지방선거 전략을 수정한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호칭 논란이 벌어진 것은 양당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가급적 정식 명칭을 쓰고, 필요할 경우 '새정치연합'이라는 약칭을 쓰며, 세글자로 줄여야 할 경우 '새정치'라고 써 달라고 공식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하는 약칭 '새정치연합'은 다섯글자로 길어 부르기가 불편하고, '새정치'의 경우 통상적인 정치용어라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이학만 부대변인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지금 헌 정치를 하고 있으면서 어떻게 '새정치'라고 불러 달라고 하느냐"라며 "이는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파렴치한 정치"라고 비난했다.
 
한편 과거에도 이런 호칭 논란은 종종 있었다.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은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을 '열우당'이라고 불렀으며, 열린우리당은 '우리당'이라고 호칭해 줄 것을 요구, 논란을 빚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