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8일 이틀간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 결과 '주목'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민연금이 정부와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채무조정안에 전격 수용했다. 그동안 국민연금의 반발로 법정관리 수순 직전까지 내몰렸던 대우조선은 이번 국민연금의 합의로 회생의 기회를 얻게 됐다.

다만, 대우조선이 정부의 신규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선 17~18일 이틀간 열리는 사채권자집회에서 모두 가결을 얻어내야 한다. 사학연금공단과 우정사업본부 등 다른 기관투자자들은 그동안 국민연금의 결정에 뜻을 같이 하겠다고 밝혀 온 만큼 이번 집회에서 찬성표를 던질 전망된다.

   
▲ 국민연금이 정부와 KDB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채무조정안에 전격 수용했다. 그동안 국민연금의 반발로 법정관리인 P플랜 돌입 직전 상황까지 처했던 대우조선은 이번 국민연금의 합의로 회생의 기회를 얻게 됐다./사진=미디어펜

국민연금은 17일 새벽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이날 열린 투자위원회에서 정부가 제안한 대우조선 채무조정안인 ‘회사채 50% 출자전환, 50% 3년 만기 연장’을 수용하기로 최종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전격적으로 정부와 산은 측이 제안한 채무조정안을 수용한 배경에 대해 “대우조선의 재무적 상태와 경영정상화 가능성과 함께 재무적 투자자로서 취할 수 있는 경제적 실익을 다각적으로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채무조정 수용이 기금의 수익제고에 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국민연금의 채무 재조정안 수용으로 이목은 총 5회로 예정된 사채권자 집회로 모아지고 있다. 사채권자 집회 첫날인 이날은 올해 7월 만기(3000억원), 11월 만기(2000억원), 4월 만기(4400억원) 집회가 각각 예정돼 있다. 18일은 내년 4월 만기(600억원) 내년 3월 만기(3500억원) 집회가 열린다.

대우조선은 이틀간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 모두 가결을 얻어내야 정부로부터 신규자금을 지원받아 유동성 위기를 막을 수 있다. 집회 중 단 1회만 부결되더라도 대우조선은 P플랜으로 향하게 된다.  

국민연금이 채무조정안에 동의하면서 다른 기관투자자들도 찬성표를 던질 게 유력시 되고 있다. 그동안 다른 투자자들은 대우조선 회사채(3900억원)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결정에 따라 입장을 같이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기관은 우정사업본부(1600억원), 사학연금(1000억원), 신협(900억원), KB자산운용(600억원), 수협중앙회(600억원) 등이다.

교보생명(400억원), 하이투자증권(400억원), 하나금융투자(300억원), 현대해상(200억원), 한화투자증권(200억원) 등 보험·증권사도 대우조선 회사채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400억원)과 한국증권금융(200억원)은 지난주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어 채무 재조정안에 찬성 입장을 결정했고, 농협중앙회(400억원)도 찬성표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채권자 채무재조정안이 최종 가결되면 대우조선은 이달 중으로 산은과 수츨입은행으로부터 신규자금 2조9000억원을 지원받아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