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 대선후보 포스터를 보면 그들의 생각과 시대정신, 비전을 읽을 수 있다?

녹색(안철수)이 자신을 숨기는 색이라면 파랑(문재인)은 자신을 보여주면서도 조용한 색. 노랑색(심상정)이 어린이라면 파랑색은 어른의 색. 새로운 도전과 의미, 희망을 준비하는 미래이자 젊은이를 상징하는 비전의 색이다. 하늘색(유승민)은 파랑보다도 따뜻하고 녹색보다는 차가운 냉철함이다.

사람의 감각과 열정을 자극하는 빨강색(홍준표)은 자기 확신과 자신감이 넘치는 색이다. 주의를 사로잡고 상대방을 자극하는 도전적 색이다. 반면 자연과 순수를 상징하는 녹색 평화와 안전, 중립을 상징하며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이다.

뜨거움과 차가움을 상징하는 빨강과 파랑의 중간인 녹색은 온화하다. 노랑색은 어린아이의 화사함과 생기발랄함, 생명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따뜻한 색이다. 냉철한 판단의 색이기도 하다. 하늘색은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 (왼쪽 상단부터 의석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왼쪽 하단부터)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 조원진 새누리당 대선후보./사진=각 후보 캠프 제공

17일 제 19대 대통령 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각 대선 후보 캠프는 선거 벽보에 사용될 포스터를 공개했다. 대선후보 선거 포스터는 자신의 가치와 시대정신 그리고 차기 정부의 비전을 함축하고 있다.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중요한 매개체다.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당색인 파랑색으로 '나라를 나라답게 든든한 대통령'이란 구호에 문재인 대표의 얼굴을 크게 처리했다. 흰머리 카락과 주름을 그대로 담아 친근함을 부각시켰다.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사용한 '승리의 넥타이'로 통하는 줄무늬 넥타 차림이 눈에 띤다.

기호 2번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당색인 빨강색으로 '지키겠습니다 자유 대한민국' 구호를 적었다. 슬로건 '당당한 서민 대통령'은 흙수저 출신임을 강조했다. 보수 후보로서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도전과 자기 확신의 상징 빨강색이 그의 언행과 일맥상통한다.

기호 3번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역시 녹색을 배경으로 'V'자로 팔을 벌린 채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당명도 슬로건도 없는 안철수 후보의 포스터는 광고천재 이제석(35) 광고연구소 대표가 관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모우기도 했다. 당내 마지막 경선 때의 실제 사진에 '국민이 이깁니다'라는 구호를 넣은 어깨띠를 둘렀다. 당명을 뺀 것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의 '보수표 구걸'이라고 몰아붙이자 국민의당은 '부러우면 지는거다'라고 맞받아쳤다. 어쩌면 온화하지만 자신을 숨긴다는 녹색이 우연일까.

기호 4번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당색인 하늘색에 '보수의 새희망' 슬로건을 내걸었다. 따뜻한 보수를 외쳤던 유승민 후보의 파랑보다는 따뜻하고 녹색보다는 냉철한 하늘색이 따뜻한 보수를 외쳤던 유승민 후보의 이미지를 연상케 한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라는 구호는 파랑색으로 자신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호 5번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내 삶을 바꾸는 대통령'의 슬로건에 맞게 따뜻한 노랑색으로 심상정 이름을 강조했다. '노동이 당당한 나라'라는 구호에서 보여지는 강성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부드러움을 강조한 것으로 보여진다. 세월호 배지와 생명의 에너지를 상징하는 노랑색 역시 우연의 조화는 아닐 듯 싶다.

기호 6번 새누리당 조원진는 후보는 새누리당의 당색이 붉은 색을 배경색으로 '대한민국을 확실히 살릴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을 썼다. 벽보 오른쪽에 곰돌이 캐릭터를 사용해 눈길을 끌었다.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조원진 포스터가 최고의 웃음을 준다"고 말했다. 조원진 후보측은 곰돌이 캐릭터는 "배신하지 않고 신뢰를 주는 듬직한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19대 대선에는 이들 후보 말고도 9명이 더 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어제(16일) 오후 6시 대통령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15명이 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역대 가장 많은 후보가 출마한 대선은 4대와 17대 12명에 비해 3명이 더 많다.

역대 최다 후보가 출마한 만큼 후보자 15명 기준 투표용지 길이도 약 28.5㎝로 역대 최장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심상정 조원진 후보 외 경제애국당 오영국, 국민대통합당 장성민, 늘푸른한국당 이재오, 민중연합당 김선동, 통일한국당 남재준, 한국국민당 이경희, 한반도미래연합 김정선, 홍익당 윤홍식, 무소속 김민찬 후보가 등록했다.

후보 면면을 살펴보면 5선 정치인인 늘푸른한국당의 이재오 후보, 2011년 11월 한미 FTA 비준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던 민중연합당의 김선동 후보, 전 육군참모총장과 국가정보원장을 역임한 통일한국당 남재준 후보도 공식 대선 후보로 등록했다.

국민대통합당을 창당한 방송인 출신 장성민 후보, 하하그룹 회장이라고 신고한 경제애국당 오영국 후보, 사업가인 한국국민당 이경희 후보, 홍익학당 대표인 홍익당 윤홍식 후보, 유엔세계재활기구 상임의장인 한반도미래연합 김정선 후보 외에 사단법인 대한민국명인회 총재인 김민찬 후보는 무소속으로 대선전에 뛰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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