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이 원하는 것은 '2012년 홍상삼'

 
두산 베어스의 우완 투수 홍상삼(24)이 다시 한 번 무너졌다.
 
홍상삼은 지난 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 두 번째 투수로 등판, 이닝 동안 4실점으로 부진했다.
 
   
▲ 프로야구 뉴시스 자료사진
 
두산 송일수 감독은 3-2로 앞선 6회말 2사 후 선발 유희관이 유한준에게 2루타를 맞자 홍상삼을 마운드에 올렸다. 역전 위기의 순간 송 감독은 가장 먼저 홍상삼을 찾았다. 선결 과제는 아웃 카운트 1개로 이닝을 끝내는 일이었다.
 
홍상삼은 허도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넥센 타선 중 그나마 타격이 좋지 않은 허도환을 내보내면서 홍상삼은 급격히 흔들렸다. 좌타자 서건창을 맞이한 홍상삼은 이번에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베이스를 모두 채웠다. 허도환과 서건창에게는 단 1개의 스트라이크도 던지지 못했다.
 
양의지의 마운드 방문으로 잠시 안정을 찾는 듯 하던 홍상삼은 이택근에게는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다. 1B-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고도 변화구가 손에서 빠지면서 동점 주자의 득점을 지켜봐야 했다.
 
이후 홍상삼은 3번 타자 윤석민에게 만루홈런을 맞고 경기의 흐름을 넥센에 넘겨줬다. 이 홈런 한 방으로 승부는 사실상 결정됐다.
 
홍상삼의 올 시즌 보직은 필승조 중간계투다. 마무리 이용찬과 선발 투수를 잇는 가교 역할이다. 마무리 이용찬을 제외하면 두산 불펜에서의 유일한 강속구 투수인 만큼 코칭스태프의 기대도 크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빠른 직구다. 문제는 제구가 변화무쌍하다는 점이다. 호투와 부진을 꾸준히 되풀이하는 것도 제구 불안의 영향이 크다. 넥센전에서 4점을 빼앗긴 것도 앞서 사사구 3개를 기록한 것이 빌미가 됐다.
 
홍상삼은 2012년 리그 최고의 셋업맨으로 급부상했다. 마무리 스콧 프록터(4435세이브) 앞에 배치돼 53경기에 나서 521세이브22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최종 승선은 무산됐지만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당당히 선발되기도 했다.
 
홍상삼의 부진은 팀 사정상 마무리를 맡게 된 지난해 시작됐다. 마무리와 필승조, 추격조를 쉴 새 없이 오간 홍상삼은 시즌 끝까지 페이스를 찾는데 실패했다.
 
올 시즌 송일수 감독 체제로 새 출발을 알린 두산은 홍상삼에게 2012년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선발 로테이션이 견고한데다 마무리 이용찬이 건강히 돌아온 만큼 계투진만 안정을 찾는다면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 분석이다.
 
비록 넥센전에서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홍상삼이지만 한 경기 만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기는 이르다. 홍상삼은 당분간 필승조로 자신의 능력을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 두산에도 홍상삼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보직은 바뀔 수도 있다. 홍상삼의 분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