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한국은행은 최근 수출이 5개월째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전 세계교역이 금융위기 이전의 본격적인 증가세를 회복할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한국은행 본사 전경/사진=미디어펜


18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최근 세계교역 여건 평가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세계교역 증가율을 3.1%로 작년 2.2%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내년엔 3.3%로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8.0%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전 세계교역 증가율은 2004년 11.3%에 달했다. 2006년에는 9.3%를 기록하는 등 2003∼2007년 5∼11%대를 유지했다.

한은은 “올해 세계교역이 작년보다는 늘겠지만 제약요인이 남아있어 예전처럼 큰 폭의 증가세를 기대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성장세 확대로 경기개선에 따른 교역증가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올해 미국 경제가 2.2% 성장하고 중국은 6.5%, 일본은 1.2% 성장하는 등 세계 경제 성장률이 3.4%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도 교역이 증가한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국제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자원 수출국의 수입수요가 증가세로 돌아서고 있다.

하지만 교역증가를 제약하는 요인들도 상당하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국 중심 통상정책으로 보호무역 기조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여기다 신흥국과 선진국의 기술격차가 줄면서 글로벌 생산분업의 교역확대 효과가 약해지고 있는 추세다. 중국이 소비와 내수·서비스업 중심으로 성장구조를 전환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봐야 한다.

보고서는 "구조적 제약요인이 지속되고 있어서 세계교역이 금융위기 이전과 같은 수준의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