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의 이만수 감독이 지난 1일 잠실 LG전에서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최정의 번트와 포수 교체에 대한 이유를 직접 밝혔다.

이 감독은 2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지는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전날 경기에서 찬스 상황에 최정에게 번트를 지시한 이유와 포수를 급작스럽게 교체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 프로야구 뉴시스 자료 사진

지난 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SK와 LG의 경기에서 궁금증을 일으킬만한 장면이 있었다.

SK는 6-5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6회초 김강민의 좌전 안타와 조동화의 번트 안타로 무사 1,2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최정이었다. 중장거리 타자인 최정은 SK의 고정 3번 타자다. 하지만 SK 덕아웃에서는 번트 사인이 나왔고 최정은 희생번트를 했다.

이 감독은 이에 대해 "최정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이것을 이겨내기 위해 루크 스캇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도 보였다"며 "최정에게 번트 사인을 내기가 미안하기는 했지만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닌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6-5로 조금 앞선 상황이었고, 아웃카운트가 한 개도 없었다. 뒤에 스캇이 있었기에 최정에게 번트를 지시했다"며 "그런 상황에서 치지 못하면 최정의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봤다. 스캇이 있으니 가능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정은 컨디션이 좋지 않다. 그는 감기 탓에 고생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주사를 맞고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현재는 많이 좋아졌지만 이 감독의 입장에서는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던 것이었다.

이후 다시 한 번 특이한 장면이 나왔다. SK는 6회말 선발 조조 레이예스와 뒤를 이은 전유수가 잇따라 볼넷을 내줘 무사 1,3루의 위기에 놓였다. SK는 마운드를 진해수로 교체했다.

진해수가 조윤준을 상대해 풀카운트가 된 상황에서 이 감독은 포수 교체를 지시했다. 포수로 선발 출전했던 조인성 대신 정상호가 포수 자리에 앉았다.

한 타자와의 상대가 모두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포수가 교체되는 것이 흔치 않은 일이다.

이 감독은 "승부처라고 생각했다. 5-0으로 앞서고 있다가 6-5까지 쫓긴 상태였다. 동점이 되면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갈 수 있었다"며 "마운드를 진해수로 교체할 때 정상호로 바꾸려고 했는데 타이밍을 뺏을 상황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무리수를 두었다. 흐름을 끊기 위해 포수를 교체했다. 흐름을 끊기에 제일 좋다고 봤다"며 "교체되는 정상호에게 1루 주자가 도루하면 3루는 보지 말고 2루로 공을 던지라고 했다. 무사여서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올 상황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이 감독은 김상현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이날 선발투수로 예고한 윤희상을 등록했다.

이 감독은 "아침에 김상현과 면담을 했다. 윤희상을 등록하려면 야수를 한 명 빼야 했는데 김상현을 내려보내게 됐다"며 "아직 타격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벤치에 앉아 있는 것보다 2군에서 뛰며 타격감을 살리는 것이 낫다고 봤다"고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