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새 돌격대장 민병헌이 부진을 털고 미친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냈다.

민병헌은 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1번타자 겸 우익수로 나서 솔로포 포함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팀의 9-4 승리를 이끌었다.

   
▲ 2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5회초 무사 상황 두산 민병헌이 솔로홈런을 날린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사진출처=뉴시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143(7타수 1안타)으로 부진했던 민병헌은 3안타를 몰아치며 마음 고생에서 벗어났다.

1회초 오재영에게 3구 삼진으로 물러날 때까지만 해도 민병헌의 타격감은 썩 좋지 않은 듯 했다.

민병헌의 방망이는 두 번째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3회 우전 안타로 감을 잡은 민병헌은 5회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으로 마수걸이 아치를 신고했다.

민병헌은 스트라이크 존 끝에 걸친 오재영의 바깥쪽 직구를 밀어쳐서 펜스 밖으로 넘겼다. 감을 찾은 민병헌은 5-2의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6회 2타점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민병헌이 공격 루트를 뚫어내자 두산 타격도 모처럼 활기를 띄었다. 두산은 올 시즌 들어 가장 많은 9점을 몰아서 내며 넥센과의 화력 대결에서 승리를 거뒀다.

민병헌이 톱타자로 나서는 것은 올 시즌이 사실상 처음이다. 지난해 간혹 1번 타순에 배치되긴 했지만 타율은 자신의 시즌 타율(0.319)보다 4푼 이상 낮은 0.275(51타수 14안타)에 그쳤다.

송일수 감독은 부동의 1번 타자 이종욱(NC)이 자리를 비우자 높은 출루율과 빠른 발을 갖춘 민병헌에게 공격 첨병의 중책을 맡겼다.

하지만 민병헌은 톱타자의 옷이 어색한 듯 이날 경기 전까지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고심 끝에 민병헌이 내린 결론은 '초심으로 돌아가기'였다. 1번타자라는 위치를 의식하기 보다는 커리어 하이를 찍은 지난 해의 감각을 이어가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민병헌은 넥센전을 마친 뒤 "1번 타순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내가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이어 "원래 공을 많이 보려고 했는데 오늘부터는 적극적으로 치겠다고 마음 먹었다. 1번타자가 됐다고 작년에 좋았던 것을 굳이 바꾸려 노력하기 보다는 꾸준히 이어가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연습을 더욱 열심히 하고 있으니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