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순익 2조3천억 기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증권업계가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으로 은행권과 얼굴을 붉혔지만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KB금융‧신한지주 등 은행주에 대해 연일 ‘매수’ 사인을 내며 목표주가를 올려 잡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임박한 가운데 은행주들의 선전이 예상된다. KB금융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의 1분기 실적에 자연히 시선이 쏠리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증권업계는 현재 은행들의 1분기 순익 규모를 약 2조 3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1회성 사건으로 인한 비용을 제외하면 9% 넘게 늘어난 수준이라는 데에 업계 전반의 견해가 일치한다.

KB금융의 경우 자회사 KB증권이 현대증권을 인수함으로써 비은행 계열사 이익증대가 기대된다. 올해부터는 구 현대증권의 이익도 100% 반영되기 때문에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아울러 KB금융은 최근 KB손해보험-KB캐피탈에 대해 공개매수 이후 주식교환 형태의 완전자회사 전환방안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100% 공개매수를 가정할 경우 양사의 추가적인 이익 기여분 약 2280억원을 인식할 수 있어 실적에도 보탬이 된다. 공개매수를 위한 재원 1조 6000억원의 조달비용은 300억원 내외인 반면 이익증가 규모는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KB금융의 목표주가는 6만원으로 올렸고, 하나금융투자는 6만 2000원을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6만3000원의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신한지주의 경우 1분기 순익이 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전년 동기나 전 분기 대비 각각 26%, 49% 늘어난 폭발적 성장이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신한지주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강혜승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한지주의 주가가) 자산 건전성이나 수익성에 비해서 아직 저평가되어 있다”면서 “목표가를 5만 9000원에서 6만원으로 올려 잡는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또한 신한지주 목표주가를 5만 9000원으로 상향조정 했다.

은행주 ‘투톱’인 신한지주와 KB금융에 대한 금융투자업계의 호평은 최근 발생한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과는 다소 색다른 모습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국내 증권사들은 은행 등 국내 다른 금융기관보다 불합리한 대접을 받고 있다”며 비판한 것에 대해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면서 촉발된 이 논란은 은행권과 금융투자업계의 오랜 갈등을 노출시키는 계기가 됐다.

금융투자업계 한 고위관계자는 “단기간 내 해결될 갈등이 아닌 만큼 심도 높은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한편 "은행 계열사가 아닌 독립 증권사들의 고군분투에도 많은 기대감이 쏠리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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