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영국의 금융당국이 아프리카 등 제3국 공동진출, 위안화 허브 추진 등에 긴밀한 협조를 약속했다.

금융위원회는 3일 한국 금융위원회와 영국 재무부‧금융당국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관계부처, 정책금융기관, 민간 금융회사 등이 참여한 '한‧영 금융협력포럼'을 지난 1일 런던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은 지난해 11월 대통령 방영시 합의한 "양국간 금융협력 강화"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논의하고 방영 이후 더욱 긴밀해진 협력 모멘텀을 이어나가기 위해 양국 정부 주도로 개최됐다.

   
▲ 신제윤 위원장이 피오나 울프 런던 시장에게 선물(500원권 지폐)을 전달하고 있다./금융위 제공

신 금융위원장은 포럼 축사에서 "이제는 발행되지 않는 거북선이 새겨진 오백원권 지폐"를 직접 보여주며 “이는 양국간 지속되어온 신뢰의 시금석이자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포럼 오전에는 제3국 공동진출과 위안화 허브를 주제로 정부와 민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1세션에서 진행된 '제3국 공동진출'에 대해 영국은 지역적 측면에서 북미‧아프리카에 강점이 있고 한국은 중동‧아시아에 강점이 있기 때문에, 신시장 공동진출시 상호강점을 공유·활용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산업분야별로는 영국은 원천기술에 기반한 엔지니어링, 한국은 IT 인프라‧플랜트 건설 등에 강점이 있으므로, 설계ㆍ시공 등이 일괄발주되는 턴키(Turnkey)공사 등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 공동으로 입찰에 참여하면 보다 많은 사업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세션에서는 '위안화 허브로서 런던의 비전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에 대한 주제'로 포럼이 열렸다. 

신제윤 위원장은 특히 위안화 허브 전략에 대해 "한국을 위안화 허브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성공하기만 한다면 한국의 금융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과제다"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한국이 지리적 우위와  대중국 최대 교역국이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허브 선점을 위한 경쟁에 소극적이어서, 위안화 국제화의 과실을 누리지 못할 우려가 있음을 언급했다.

영국 금융기관의 전문가들은 한국은 홍콩ㆍ런던과 같은 금융중심의 위안화 허브보다는 우선 무역거래 등 실물에 기반한 위안화 허브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한국정부는 위안화 무역결제 활성화를 위해 위안화 청산은행 지정, 위안화 적격기관투자가(RQFII) 지정, 원/위안화 선물시장 개설 등에 대해 중국정부와 적극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위와 기재부 관계자는 이러한 의견에 상당 부분 동의하고, 관계기관이 협력하여 실행가능한 전략을 강구하고, 한ㆍ중 FTA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 흐름에 대응해 나가기로 하였다.

한편 주요 금융회사와 유관 기관들이 양국간 협력관계에 기반한 새로운 사업기회 발굴 등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했다. 한국은 금융위원장, 기재부, 국토부, 금감원, 산은, 수은, 한국투자공사(KIC), 국민연금, 국민‧신한‧하나‧우리․기업은행, 금융연구원 등 관계자 등이 참석했고 영국측은 로드메이어, 재무부, PRA(건전성감독기구) 청장, FCA(시장행위감독기구), 영란은행, Standard Chartered, HSBC, Barclays, Aberdeen, GIB, Norton Rose(로펌), Aviva 등이 참석했다. 

피오나 울프 로드메이어는 "작년 박근혜 대통령의 영국방문이 그동안 산발적으로 진행되어 왔던 양국간 금융분야 협력을 공식화‧체계화하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강조하면서, 동 포럼의 정기적 개최에 합의했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