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아파트 주차장 침하 80m…주민 880여명 대피, 민원 묵살 "사고 자초

 
전남 목포의 한 아파트단지 내 주차장이 침하돼 주민 1명이 부상을 입고 차량 1대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목포시와 경찰은 사고가 발생한 아파드 2개동 주민 880여명을 대피시키고 사고원인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2일 오후 전남 목포시 산정동 S아파트 단지내 도로가 인근 아파트 신축에 따른 텃파기 공사로 붕괴돼 있다. 이 사고로 주민 1명이 부상을 입고, 차량 1대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다./뉴시스 
 
 
◇신축 아파트 인근 주차장·도로 침하
 
2일 오후 1시56분께 전남 목포시 산정동 신안비치 3차아파트 302동과 303동 뒷편 주차장으로 이용하는 폭 7m, 길이 80m가 침하됐다.
 
이 사고로 주민 박모(76·여)씨가 다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며 주차된 레조 차량 1대도 매몰됐다.
 
목포시와 소방당국, 경찰은 아파트 주민 225세대 880여 명을 대피시키고 사고 원인을 파악 중에 있다.
 
목포시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참여한 1차 안전진단 결과 붕괴의 위험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진단 결과에 맞춰 적절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민들 민원 묵살 "사고 자처"
 
주민들은 이 날 사고의 원인을 주차장 바로 옆에서 진행 중인 아파트 신축공사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면서 도로에 균열이 생기고 지반 침하가 일어나는 등 붕괴 징후는 이전부터 감지됐다는 주장이다.
 
 주민들도 지난해부터 수차례 안전점검 등을 요구하며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더구나 아파트와 인접한 소방도로까지 없애면서 공사를 강행하자 특혜라며 목포시에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요구는 묵살된채 공사는 강행됐으며 급기야 도로의 지반이 침하되는 사고 발생했다.
 
 입주자 대표자회의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수차례에 걸쳐 목포시와 시공사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공사를 강행해 사고를 자처했다"면서 "안전진단도 시공사에서 의뢰한 업체를 통해 하는 등 주민들의 요구는 안중에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붕괴의 원인은 무엇
 
 경찰과 소방당국은 이날 사고가 침하된 도로 바로 옆에서 진행되고 있는 아파트 신축공사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주민들도 신축공사 터파기로 인해 주차장 도로에 균열이 생겼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에는 주차장 도로에 균열이 생기면서 시공업체가 콘크리트로 땜질식 처방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신축 아파트 단지 내를 통과해 북항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연결되는 하수도 차집관거 이설 공사도 사고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설공사로 생긴 공백을 메웠으나 뻘 등이 섞여 느슨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
 
 경찰은 신축 아파트 현장 관계자들을 상대로 최근의 공사내용과 안전조치 여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목포시도 신안비치 3차아파트 내에 재난현장통합지휘소를 설치하고 사고 원인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한 부분이 있는 만큼 신축 아파트 공사와 사고의 관련성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