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레즈비언 전용 묘지 조성...‘80명을 위한 묘지 예약’

 
독일 베를린에 있는 200년 된 묘지에 조성된 레즈비언 전용 묘지가 이번 주말 문을 연다.  
 
노인 레즈비언 권익단체인 ‘사비아’의 우사 차하우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지난 1814년 베를린 시내에 조성된 루테란 게오르겐 교구 공동묘지 중 400㎥ 부지가 최대 레즈비언 80명을 위한 묘지로 예약됐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오는 6일 개장하는 이 묘지가 삶과 죽음을 연결하고 독특한 묘지 문화를 발전시킬 수 있고 레즈비언들이 내세에서도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이 공동묘지의 청소작업과 조경 조성을 하는 대가로 30년 간 이 부지를 이용하게 됐으며 유지보수도 약속했다. 
 
독일에서는 장지는 사지 않고 장기간 임대하며 임대기간은 연장 가능한 것이 관습이다.   
 
차하우 대변인은 "임대료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일부 묘지를 제사용 묘지로 조성하는 데 돈이 많이 든다"고 밝혔다.
 
이 그룹은 구불구불한 오솔길을 조성하기 위해 한 조경업계와 위탁계약을 맺었고 납골과 시신 매장을 위한 부지를 확보했다. 이 지역은 참나무, 자작나무, 주목으로 조성됐다. 
 
알렉산더 광장 근처에 위치한 루터교 묘지인 루테란 게오르겐 교구 공동묘지는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다. 오래되어 쓰러진 묘비에는 잡초들이 무성하다. 
 
베를린 루터 교회의 대변인인 폴커 자스트젬브스키는 "교회가 여러 단체와의 공동묘지 활성화 노력으로 이 레즈비언 단체와 임대계약을 맺었다"며 "이슬람 단체들과도 이 묘지를 사용할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를린 동성애자 협회는 이 묘지 개관을 환영했다.
 
이 단체의 대변인 요베르크  슈타이너트는 기회의 다양성이 확대됐다며 다른 레즈비언들과 묻히려는 레즈비언에게 좋은 기회"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