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KT ENS 협력업체의 1조8000억원대 부정 대출과 관련, 금융감독원을 압수수색했다.

3일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지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금감원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1조8335억원을 사기 대출 받은 KT ENS 협력업체 핵심 용의자에게 금감원 조사를 미리 알려주고 도피를 도운 금감원 김모(50) 전 팀장에 대한 수사를 위해 단행됐다.

   
▲ KT ENS가 지급보증한 1000억원대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부도 처리됨에 따라 투자한 625명의 개인투자자와 44개 법인의 손실이 불가피하다./뉴시스

경찰은 금감원 전산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김 전 팀장이 사용한 컴퓨터의 이메일 송수신 내역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도 압수했다.

KT ENS 협력업체인 중앙티앤씨 서모(44) 대표와 평소 친분 관계를 유지하던 김 전 팀장은 금감원의 조사가 시작되자 관련 내용을 알려 관련된 업체 대표들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팀장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직전 전씨 등 협력업체 대표들과 수 차례 만났고, 전씨는 김씨와 마지막으로 만난 다음날인 지난 2월4일 홍콩으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팀장은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혐의로 직위해제돼 현재 총무과에 대기 중인 상태다.

한편 경찰은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작성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부정대출을 받은 KT ENS 협력업체 대표 등 15명을 검거해 이 중 8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지난달 구속했다.

경찰은 KT ENS 협력업체들은 은행권에서 총 1조8335억원을 부정대출 받았으며, 이 중 2894억원은 상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